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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7.03 01:31 수정 : 2006.07.03 01:31

오는 10월 1일 실시되는 브라질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여야 주요 정당을 모두 국정운영에 참여시키는 명실상부한 연립정부가 탄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일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집권 노동자당(PT)과 비공식적인 공조관계를 맺고 있는 브라질 민주운동당(PMDB) 지도부와의 잇단 접촉을 통해 "재선에 성공하면 경쟁관계에 있는 야당까지 포함하는 거대 연정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룰라 대통령은 지난 1995~2002년 사이 페르난도 엔리케 카로도조 전 대통령 정부 시절 각료를 역임했던 정치권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 현재 룰라 대통령과 대결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브라질 사회민주당(PSDB) 및 자유전선당(PFL)을 설득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른바 '카르도조의 사람들'로 불리는 인사들은 레난 칼례이로스 상원의장과 조제 사르네이 전 대통령(현 상원의원) 등으로, PMDB 내부에서 중진그룹을 형성하며 강력한 의사결정권을 행사하고 있다.

거대 연정 구상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경우 룰라 대통령으로서는 당장에 재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재선 성공 이후 국정을 무리없이 이끌 수 있고 집권 2기 최대 과제로 삼고 있는 정치개혁 작업에도 상당한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PSDB와 PFL 소속으로 대선과 동시에 실시되는 총선에 출마하는 일부 후보들도 "선거 과정에서 상대방에 대한 인신공격을 자제하는 등의 신사협정이 유지된다면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내용"이라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집권당인 PT 내부에서는 "PMDB의 친여 인사들은 몰라도 최대의 경쟁 야당인 PSDB와 PFL을 연정에 끌어들이는 것은 정부 내에서 집권당의 영향력이 크게 위축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리카르도 베르조이니 PT 총재도 "연정을 강화하는 것에는 찬성이지만 연정 참여 정당의 폭을 집권당과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는 야당으로까지 넓히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라면서 "연정 확대가 집권당에 대한 각료직 축소와 같은 결과를 낳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거대 연정 구성 움직임에 대해 PT는 물론 대선공조 관계에 있는 브라질 공산당(PC do B)의 반발도 예상되고 있다.

PC do B는 이번 대선에서 룰라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공식 선언하면서 "정부의 경제정책이 좀 더 좌파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거대 연정 구상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의문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논의대로 대선이 끝나고 거대 연정이 구성될 경우 브라질은 좌.우파 및 중도 노선의 주요 정당이 사실상 모두 참여하는 실용주의 정권의 출범을 실현하면서 새로운 정치적 실험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 (상파울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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