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 대선 ‘1% 차이 승복못한다’ 재검표 |
'1%가 부족하다?'
40만2천708표. 인구 1억을 넘는 멕시코의 대선 예비개표 마감 결과, 좌우파 유력 두 후보의 최종 승패를 가를 가능성이 큰 표차다. 이는 투표에 참여한 전체 유권자수의 약 1%에 해당한다.
좌파 민주혁명당(PRD) 소속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는 자신이 이처럼 1%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 예비개표 결과를 인정치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는 대선 하루 만인 3일(현지시간) 밤 연방선거관리위원회의 예비개표 마감 결과, 40만2천708표차로 집권 국민행동당(PAN) 펠리페 칼데론 후보에게 밀린 것으로 발표되자 격앙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그는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선거 투표 및 개표상의 부정행위 의혹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 진영은 컴퓨터 입력으로 진행되는 선관위의 예비개표 프로그램(PREP)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진영의 핵심 선거총책은 너무도 방대한 부정행위가 보고돼 개표는 '완전히 실격'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PRD 지도부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의 승리를 방어할"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 자신도 이날 오전 방송사 회견에서 투표 관련 서류 일체를 넘겨 받아 대조작업을 거친 후에야 패배를 수용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그는 "50만표차로 승리했다"며 이는 '뒤집을 수 없는' 결과라고 거듭 밝힌 바 있다.
선관위는 이런 문제제기와 함께 칼데론-로페스 오브라도르 양 후보 간 득표율 차가 1%포인트 미만인 것으로 조사되자 오는 5일부터 수작업 개표를 통해 투표용지를 그야말로 '한장 한장' 집계해 나가겠다며 당선자 발표를 연기했다. 또한 선관위측은 정밀 재검표 수작업이 언제 끝날 지 확정지을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세사르 나바 바스케스 PAN 대변인은 예비개표 마감이 막바지에 달한 이날 오후 선관위에 예비개표 과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칼데론 후보를 대선 당선자로 선언해줄 것을 요구, 양측간 대립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현재로선 당선자 발표 시점이 5일 이후란 사실만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좌우파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멕시코 사회를 더욱 암울하게 하고 있다.
좌파의 '개표 결과 불복종' 선언과 합쳐져 이후 정치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국불안의 우려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그야말로 '안갯속 정국'이라고 한 목소리로 진단했다.
이와 관련, 칼데론 후보의 핵심 보좌관인 아르투로 사루칸도 향후 정국 운영의 어려움을 인정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직 연정 구성만이 멕시코를 전진시키는 데 필요한 합의와 대화 그리고 포괄적 제안을 할 수 있다"며 "그렇지 않다면 뭔가를 이뤄낼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강조했다.
선거법 규정에 따르면 선관위는 오는 9일까지 당선자를 확정 발표, 공식 선거결과를 연방선거재판소로 제출해야 한다. 선거분쟁의 최종 중재권한을 맡고 있는 선거재판소는 오는 9월6일까지 선관위 제출 공식 결과의 승인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어 새 대통령은 올 12월1일 취임한다.
한편 이날 유럽연합(EU) 선거옵서버단은 현재까지의 멕시코 선거결과는 신뢰성이 있다며 선거부정 의혹 가능성을 배제했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