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의 야당인 민주혁명당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르바도르 대통령 후보(가운데)가 2일 멕시코시티의 중앙광장인 소칼로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멕시코시티=AP 연합뉴스)
|
인터뷰서 “나는 현대 21세기 좌파”
"나는 현대 21세기 좌파."
멕시코 대선에서 재검표 결과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좌파 제도혁명당(PRD)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52) 후보.
멕시코 '민중 정치인 대부'로 불리는 그는 당선 가능성이 유력해진 5일(현지시간) 밤 연합뉴스의 인터뷰 요청에 대해 최측근 인사를 통해 밝힌 답변에서 자신을 이같이 소개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는 또 미국과의 외교방향에 대해 "현재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가운데 멕시코의 이익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브라도르는 좌파 성향인 자신의 집권시 경제불안정이 우려된다고 하는 지적에 대해선 "국제자본의 이윤을 보장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그 이윤창출이 지금처럼 국외로 유출되지 않고 멕시코 국민에게도 이득이 돌아가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그의 최측근 비르히니아 하라미요 구청장은 전했다.
오브라도르는 멕시코 만 연안 타바스코주(州) 마쿠스파나에서 출생, 멕시코국립자치대(UNAM) 정치학부를 졸업했다. 졸업 직후인 1976년 타바스코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PRI 후보의 선거지원 업무를 맡으며 파란만장한 정치인생에 발을 들여놓았다.
1989년 PRI를 탈당해 좌파이념이 확고한 개혁세력들이 뭉친 PRD 창당 멤버로 참여했다. 1996-99년 PRD 총재를 역임한 뒤 2000년 '멕시코 권력서열 2위'에 해당하는 멕시코시티 시장 선거에 승리하며 야권의 핵심지도자로 자리를 굳혔다. 시장 재임 시절 노령자들에 대한 월 63달러 생활보조비 지급과 빈민층 학생 보조 등이 크게 각인되며 '서민 정치인의 대부'로 떠올랐다.
그 역시 경제성장을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 부문 미개방 체제유지 ▲석유 등 자원개발 정부주도 추진 ▲평등한 소득분배를 위한 세제개혁 ▲소득수준에 따른 과세액 차별화 ▲세입규모 확대 등 '자본보다는 노동' 우선의 서민복지정책을 전면에 내세운다.
통상정책 측면으로는 다분히 폐쇄적 색채를 띠고 있다. 수출활성화와 관련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보다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우선시하고 있다. 더욱이 기존 FTA 합의 사항을 재검토해 ▲평등한 협력관계 ▲지역발전을 위한 보조금 허용 ▲노동자의 자유왕래 ▲자국인 해외이민자 노동.사회.정치 권리 보호 등을 위해 재협상을 벌인다는 방침이어서 미국과의 통상마찰도 예상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와 멕시코 간 진행 중인 '전략적 경제보완협정(SECA)' 협상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또한 '멕시코의 차베스'로 불리는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중남미 전역을 포괄하는 지역 통합체를 구성, 경제.사회 부문 지역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전략이어서 이른바 중남미권 통합과 좌파벨트 확대에도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