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7.10 20:49
수정 : 2006.07.10 20:49
머로 미 조지워싱턴대 교수…금융지원보다 지식전수 중요
한국수출입은행·북한대학원대 공동주최로 6, 7일 열린 제2회 북한개발과 국제협력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했던 대니얼 머로 미국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북한처럼 경제체제의 전환을 꾀하려는 국가들에게는 외부 금융지원도 중요하지만 사고와 지식이 더욱 중요하다”고 했다.
22년간 세계은행 근무를 마치고 2001년 은퇴하기까지 남미·아시아 지역 개도국 경제발전전략을 다룬 그는 “현시점에서 북한과 세계은행의 상호이해 및 관계증진을 위해서는 건설적 대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은행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는 북한과 쿠바 정도다.
그는 북한이 세계은행에 가입해 경제지원과 정책조언을 받게 되면 경제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 세계은행 가입을 위해서는 미국 등 이해당사국의 정치적 지원이 필수적이지만 6자회담의 성공적 마무리 없이는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머로우 교수는 내다봤다. “북한의 세계은행 가입은 6자회담에서 안보 및 군사적 대타협 틀 속에서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세계은행 회원국으로 가입할 경우 받게 될 원조 규모는 북한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머로 교수는 예측했다. 그에 따르면 북한이 가입할 경우 지원은 1인당 국민소득 1025 달러 미만의 저소득 국가에 낮은 금리로 장기간에 걸쳐 상환되는 국제개발협회(IDA) 자금을 통해 이뤄진다. 문제는 그 규모가 연간 110억 달러밖에 안돼 대북 지원 규모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머로 교수는 대북 지원 규모가 연간 4600만~1억1500만 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이를 크게 상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는 “북한 경제발전에 세계은행 같은 외부기관 지원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내재적 발전요인”이라고 했다. 내부 발전요인이 부실할 경우 외부 경제지원이 아무리 방대한 규모로 이뤄져도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세계은행에는 북한전담부서는 없다고 전했다.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5월 방한했던 폴 월포위츠 세계은행 총재가 북한이 개방체제로 이행할 경우 세계은행의 지원용의를 표명했듯이 세계은행 내부에서는 북한 개발전략 문제에 대해 비공식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북한의 세계은행 가입이전이라도 미국 등이 동의할 경우 북한 개발전략의 개발과 준비, 훈련 등을 위한 신탁자금의 설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장정수 기자
jsj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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