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07.11 09:48 수정 : 2006.07.11 09:48

"야만적 자본주의를 고발하는 상징이다." "공장 운영자들을 부당하게 악마처럼 죄악시해서는 안된다."

할리우드 희극배우 겸 감독 찰리 채플린의 대표작인 '모던 타임스'가 베네수엘라에서 때아닌 좌우파 논쟁거리로 떠올라 관심을 끌고 있다.

'21세기 사회주의'를 표방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산업사회의 대량생산체제와 열악한 근로환경을 풍자적으로 다룬 '모던 타임스'를 자본주의를 철폐하고 민중을 위한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는 자신의 '볼리바르 혁명' 통치이념의 홍보 수단으로 삼고 있다.

'빈민의 영웅'임을 자부하는 차베스 대통령은 채플린의 '자본주의 고발' 영화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공개 표방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베네수엘라에선 유휴토지의 몰수 등 토지개혁 정책이 강력 추진되고 있다. 전체 농지의 80%를 몰수해 빈농들의 협동조합에 넘기는 '농업혁명'과 공장 노동자들의 작업 환경을 개선하는 조치도 아울러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월부터 노동부 주관으로 '모던 타임스'를 공장 노동자들을 상대로 상영하는 홍보를 시작했고, 급기야 재계의 극심한 반발을 불러오기에 이르렀다고 현지 언론이 10일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베네수엘라 사용자단체 연합은 이 영화의 상영을 금지해 줄 것을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노동자의 열악한 작업환경을 지적하며 영화 상영을 계속할 뜻을 분명히 했다.


베네수엘라의 수많은 공장 노동자들은 1936년 작품인 '모던 타임스'를 보면서 자신의 처지를 채플린분 영화 속 인물과 대비시키면서, 이를 통해 노동자로서 자신들의 권리를 다시 한번 인식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모던 타임스'에서 공장 노동자로 등장하는 찰리 채플린은 하루 종일 나사를 조이는 일을 한다. 나사 조이기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나사처럼 생긴 동그란 것은 모조리 조이던 그는 결국 미치게 된다.

채플린은 단순한 희극배우가 아니라 예술과 산업으로서의 영화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선구자였으며 자본주의와 전체주의의 맹점에 메스를 들이댄 문명 비평가로 평가받는다.

히틀러를 풍자한 '위대한 독재자'가 독일 영화인들 사이에서 긴 세월이 지난 지금도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시티 라이트' '살인광 시대' '뉴욕의 왕' 등 그의 유작들은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영화 팬들과 만나고 있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