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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주민들 “재벌가 애완 돼지들 없애달라” 소송 |
시카고 교외의 부촌인 레이크 포레스트 지역에서 재벌가의 애완 돼지들을 놓고 이웃간에 갈등이 일고 있다.
시카고 트리뷴은 레이크 포레스트의 주민 약 250명이 시 당국에 에스텔 곤살레스 월그린의 330만달러짜리 저택에 살고 있는 돼지 3마리를 없애달라는 청원서에 서명했다고 12일 보도했다.
에스텔 곤살레스 월그린은 미국 최대 약국 체인 월그린의 창업자 손자인 찰스 월그린의 전 아내로, 이혼 후인 지난 5월부터 2.3 에이커(약 2천800평)에 달하는 레이크 포레스트의 저택에 몸무게 200파운드(약 91kg)가 넘는 돼지 3마리를 데리고 와 키우고 있다.
청원서에 서명한 레이크 포레스트 주민들은 월그린의 돼지들은 불쾌한 소음을 내고 악취를 풍기는 등 이웃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있고 지역의 부동산 가치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며 "주거 지역에 돼지가 웬 말이냐" 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월그린 저택의 옆집에 살고 있는 캐스린 머피는 돼지 반대 청원서에 서명한 것은 물론 이번 달에 "돼지가 이웃에 살 수 없게 해달라"는 내용의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그러나 이 같은 이웃들의 불만에 대해 월그린은 "말도 안되는 소리" 라며 쉽게 물러나지 않을 뜻임을 밝혔다. 사업가이며 두 아이의 어머니인 월그린은 "나는 돼지들을 사랑한다. 돼지들은 지능이 높고 온순하며 정이 많다. 이 돼지들은 아이들의 애완 동물로 아이들은 돼지가 떠나가게 될까봐 걱정하고 있다. 우리가 이 같은 공격의 대상이 되다니 불쾌할 따름"이라며 이웃들의 움직임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주민들의 잇따른 진정에도 불구하고 레이크 포레스트 시 당국은 현재의 동물 관련 조례가 고양이나 개가 아닌 애완 동물에 대해서는 적용하기가 애매해 월그린에게 소환장을 발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경원 통신원 kwchrislee@yna.co.kr (시카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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