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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7.20 18:29 수정 : 2006.07.20 22:09

8면

부시,지원법안 거부권 행사…민주 “환자가족,잊지 않을 것”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19일 인간 배아를 이용한 줄기세포 연구에 연방정부 자금을 지원하도록 하는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2001년 취임한 이래 최초의 거부권 행사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보수층을 끌어안으려는 ‘정치적 선택’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이 법안은 다른 사람들의 의학적 이득을 위해 무고한 인간 생명을 빼앗는 것을 지원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이는 우리 사회가 존중해야 하는 도덕의 경계를 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처는 상·하원을 모두 통과한 법안을 무력화시킨 것이어서 의회의 역풍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의회를 공화당이 지배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화당과의 갈등도 예상된다.

공화당 전략분석가 에드 놀린스는 <워싱턴포스트>에서 “부시 대통령이 의회가 넘어선 안 될 금지선을 제시했으나, 상당수 의원들은 그 선 너머에 ‘상식’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에드워드 마케이 하원의원은 “이번 결정은 부시 대통령의 ‘러다이트 운동’(산업혁명 당시 기계 파괴 운동)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빌 프리스트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나는 인간 생명을 존중하지만, 대통령의 결정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이번 조처를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사회의 보수층을 결집하려는 부시 대통령의 계산으로 보고 있다. 지지도가 40%선을 맴도는 상황에서 확실한 지지층인 보수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정치적 계산이 들어맞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에선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의료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줄기세포 연구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퓨리서치센터의 조사를 보면, 민주당 지지자들의 3분의 2, 공화당 지지자들의 절반 가량이 줄기세포 연구를 지지하고 있다.

민주당은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중간선거의 쟁점으로 삼을 태세다. 리처드 더빈 상원의원은 “병원에서 아침을 맞는 환자들의 가족들은 부시 대통령의 이번 결정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에이피(AP) 통신>에 말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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