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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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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원, 투표권법 연장 가결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자신과 공화당을 강하게 비판했던 미국의 최대 흑인 민권단체의 초청을 처음으로 받아들여 20일 이 단체의 연례총회에서 연설을 했다. 부시 대통령은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NAACP) 연설에서 "노예제도는 100년 가까이 합법이었고, 차별도 이후 100년간 많은 곳에서 합법이었다"면서 "미국에 여전히 인종차별주의가 남아 있음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것보다는 법을 바꾸는게 훨씬 쉽다"면서 "너무나 오랜 동안 우리당은 흑인표를 무시해왔고, 많은 흑인들도 공화당을 도외시해왔다"고 말해 청중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그는 "존슨 대통령은 투표권을 `미국 민주주의의 피'라고 규정했다"면서 "당시에도 옳은 말이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맞는 말"이라고 흑인층의 투표권 보호를 다짐했다. 수년간 NAACP에서의 연설을 거부해왔던 부시 대통령이 마음을 바꾼 것은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흑인층의 표를 의식한게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각종 선거에서 공화당에 대한 흑인층의 지지는 10% 안팎을 맴돌았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미국 남부의 차별적인 선거관행을 뿌리뽑기 위해 지난 1965년 제정된 투표권법(Voting Rights Act)의 시한 연장을 요구하는 대목에 이르자 청중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미 상원은 부시 대통령의 연설과 때를 같이해 이날 찬성 98표대 반대 0표로 투표권법의 25년 연장안을 가결했다. 하원은 지난주 찬성 390표대 반대 33표로 연장안을 통과시킨바 있다.미국 시민들은 지난 1870년 제15차 수정헌법에 따라 인종을 불문하고 투표권을 갖게 됐으나 남부를 비롯한 많은 지역에서는 이후 100년이 지나도록 흑인들의 투표권 행사가 보호받지 못하다가 투표권법으로 보장받을 수 있었다. 이 법은 인두세, 읽기.쓰기능력 검사 등 흑인의 투표를 봉쇄하기 위해 수십년간 유지돼오던 장애물들을 걷어냈으며 오는 2007년 시한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quint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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