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7.25 08:23
수정 : 2006.07.2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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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서 중견기자로 활약하고 있는 코니 강. 언론계에서 42년째 근무하고 있는 강씨는 24일(현지시간) 타임스에 한국어, 한국 문화에 대해 소개해 대단한 반응을 일으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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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 한국의 말을 잘 몰랐는데 정말 고맙다."
오랜 전통이 살아있는 시적인 언어 `한국어'의 오묘함을 소개한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중견기자 코니 강(63.한국명 강견실)씨의 기사가 미국 주류 사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LA타임스는 24일(이하 현지시각)자에서 강씨가 쓴 `당신을 알면 알수록 사랑해(To Know You Is to Love You)'가 경어(敬語)를 사용하는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해 소개하는 것이었음에도 과감하게 1면 사이드와 15면에 걸친 `컬럼 원'에 실었고 독자들로 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
이 기사가 나가자 이날 오전 내내 타임스 편집국에는 강씨를 찾는 전화가 빗발쳤고 e-메일도 쇄도했는데, 하나같이 "한국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줘 기쁘다"는 내용이었다.
노스웨스턴대학을 졸업하던 1964년, 당시 21살의 어린 나이로 뉴욕 로체스터의 `데모크래트 앤 크로니클(Democrat and Chronicle)'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한 강씨는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 등을 거쳐 1992년부터 타임스에서 일하고 있는 42년 경력의 베테랑.
주류 언론에 진출한 첫 한국 여성인 강씨의 한국 사랑은 1995년 펴낸 `내고향 고요한 아침의 나라(Home was the land of Morning Calm)'에서도 잘 알 수 있는데, 1990년부터 한국과 `코리언 아메리칸'에 특별히 관심을 갖고 한국 문화에 대해 글을 써오던중 한국어에 대해 써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가 마침내 이번에 쓴 것이 놀라울 정도로 큰 반응을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강씨가 어렸을 때 체험한 영어와 한국어의 미묘한 차이, 특히 `우리 엄마' `우리 남편'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공동체적 의식이 강한 한국 사회, 문화를 반영하는 것이며 한국어는 영어보다 훨씬 표현력이 풍부하고 감성적이어서 차라리 시적이다고 이 글에서 소개했다.
강씨는 `한국 사람보다 훨씬 한국어를 잘 구사하는' UCLA 한국학연구소장 존 던컨 교수와 한인인 부인 케이 던컨씨 사이에서도 `You'를 표현함에 있어 `당신'은 어딘가 딱딱하고 거리감이 있으면서 `허니(Honey)를 사용하기에는 `닭살이 돋아' 프랑스어 `tu'를 사용하는 일화도 소개했다.
강씨는 "오랜 전통의 한국 문화, 깊이가 있고 아기자기하면서 맛나고 시적인 한국어를 어떻게 하면 미국인들에게 전할 까 고민해오다 이번에 글을 썼는데, 편집진이 과감히 칼럼 원'에 실었다"면서 "그동안 음식점 등에서 딱딱하게 들리던 한국말을 이제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반응을 들으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한국, 한국 사람, 한국어를 무척 사랑한다는 강씨는 수년전 `왜 한국인은 웃지 않는가'라는 글을 썼고 독자들은 이 기사를 통해 한인들이 가볍게 웃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평가하는 등 적지않은 한국 관련 기사들은 늘 큰 반향을 일으켰었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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