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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8.03 11:43 수정 : 2006.08.03 11:43

경찰배치 증가 반란진압부대 비상대기

쿠바 당국이 피델 카스트로의 권력이양 사흘째를 맞은 2일(현지시간) 대독 성명 외에는 카스트로의 현 상태에 대해 공식적 언급을 삼가고 있다.

특히 카스트로 동생이자 공식 후계자로 국가평의회 의장, 군 최고사령관 등 최고통수권 지위를 넘겨받은 라울 카스트로(75)도 권력이양 발표 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아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1997년 제5차 공산당 대회에서 카스트로 후계자로 공식 지명된 라울은 오랜 기간 2인자 자리를 유지해왔다.

이날 쿠바 국영 언론매체들은 "피델이 회복하고 있는 동안 혁명은 지속될 것이다", "피델, 쾌유하기를" 등으로 1면 제목을 달고 있을 뿐 카스트로의 현 상태와 동생 라울의 동정에 대해선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카스트로 통치 47년간 한번도 없었던 권력이양과 함께 쿠바 최고지도자로 떠오른 라울이 공식 활동을 개시하지 않고 있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따라서 라울의 권력기반이 취약하다는 평가와 함께 카스트로 이후 체제를 놓고 권력암투가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카를로스 라헤 국가평의회 부의장, 펠리페 페레스 로케 외무장관 등 상당수의 후계자군이 포진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카스트로 이후 집단지도체제가 수립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와 함께 쿠바 시민들은 라울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쿠바 미래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져가고 있는 데 우려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쿠바 국영기업에서 보안요원으로 일하는 한 시민(47)은 "라울은 내가 잘 모르는 인물"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전날 카스트로는 자신의 수술 경과와 관련해 "긍정적 소식을 거짓으로 만들 수는 없다"며 수술에 대한 의료진의 판정이 나오는 데 "많은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만 말했다.

카스트로는 미국이 쿠바 정부에 가하는 위협 때문에 자신의 건강은 '국가기밀'로 다뤄져야 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 성명은 국영 TV 방송 진행자를 통해 대독됐을 뿐 카스트로의 목소리가 녹음되지 않았다. 사흘전 나왔던 임시 권력이양 포고문도 자신의 비서실장을 통해 발표됐다.

장시간 연설로 유명한 카스트로가 중대 사항을 직접 전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대해 쿠바 정부의 최대 실세 중 한 명인 리카르도 알라르콘 의회의장은 이날 아바나에서 미국 언론과 전화인터뷰에서 "카스트로는 완벽하게 의식이 있고, 이야기도 아주 잘 한다"고 밝혔다.

알라르콘 의장은 1일과 2일 잇따라 카스트로를 만났다며 "공식 발표가 있기 전에 개인적으로 그를 만났고, 2일에도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며 "우리는 30여분간 여러가지 국제정세와 (권력이양) 발표가 미칠 영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이날 아바나의 거리는 별다른 일 없이 평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빈민가를 중심으로 경찰관 수가 늘어났다고 서방 언론은 전했다. 경찰력 증강은 해안지역 일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또 보안군 소속 병사를 친척으로 둔 일부 시민들에 따르면 여러 형태의 치안유지 그룹 요원을 비롯해 정규군 병력은 전원 동원돼 경계근무를 강화하고 있고, 과거 시민반란을 진압하는데 활용됐던 특별출동 부대가 비상대기 상태에 돌입했다.

한편 카스트로와 오랜 기간 소원한 관계를 유지해온 누이동생 후아니타 카스트로(73)는 오빠 카스트로에 대해 수술이후 현재 더 이상 중환자 치료를 받는 상태는 아니라고 말했다고 마이애미 지역 TV 방송들이 보도했다.

카스트로 체제에 반기를 든 이후 1964년 쿠바를 탈출, 미국에 거주해온 후아니타는 또 마이애미 쿠바 망명인 그룹이 환호하는 것은 "전세계에 좋은 이미지를 주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또 마이애미의 쿠바 망명 사회는 쿠바 시민들이 카스트로 체제에 맞서 무장봉기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쿠바계 미국인 국가 건설'의 호르헤 마스 산토스 의장은 "쿠바가 다른 길을 가기를 원하는, 용기 있는 남성들과 여성들에게 좋은 기회가 왔다"면서 "그들은 이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고 쿠바내 무력봉기를 요구했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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