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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쿠바 ‘라울 체제’ 안정 가능성에 무게 |
중남미 최대국 브라질은 쿠바 정국과 관련,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권좌 복귀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실제로 권력이양이 이루어지더라도 그 과정에서 큰 동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일단 카스트로 의장이 갑작스러운 장 수술로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에게 임시로 권력을 이양했다는 발표 자체에 대해 "카스트로 집권 47년만에 처음 나온 놀라운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카스트로 의장의 퇴장으로 쿠바 정권이 하루 아침에 몰락하는 등의 급변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며, 권력을 이양받은 라울 국방장관 체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브라질 정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5일 현지 언론보도 등을 종합하면 브라질 정부는 카스트로의 건강 회복 및 권좌 복귀와 라울 장관에 대한 완전한 권력이양 등 2가지 가능성으로 쿠바 상황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년간 카스트로 의장과 친분 관계를 유지해온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도 최근 측근들에게 "카스트로는 매우 강한 사람"이라면서 권좌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는 한편, "카스트로의 병세가 별다른 방해를 받지 않는 가운데 권력이양을 촉발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 정부는 특히 쿠바 정부에서 완전한 권력이양이 이루어진다 해도 그 과정에서 지난 1980~1990년대 동유럽에서 볼 수 있었던 사회주의 정권의 몰락과 같은 돌발상황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브라질 정부는 펠리페 페레스 로케(41) 쿠바 외무장관의 역할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쿠바의 대표적인 소장 정치 지도자로 꼽히는 로케 장관은 카스트로 의장의 비서 출신이며, 절대적인 충성심을 바탕으로 카스트로 의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카스트로 의장이 라울 장관에게 권력을 완전히 넘겨주는 상황이 올 경우 `라울 체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쿠바에서 권력이양이 이루어질 경우 최소한 경제 분야에서 만큼은 체제의 유연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 중심에 라울과 로케가 있을 것이라는 게 브라질 정부의 전망이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 (상파울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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