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진출 11년째 무역회사 사장 김동우씨
"피델 카스트로 쿠바 체제는 이번 일과는 관계 없이 굳건히 유지될 것으로 봅니다." 쿠바 진출 11년째로 무역상사 암펠로스 그룹 사장인 김동우(44)씨는 7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회견에서 "카스트로 체제는 지난 50년간 구축돼온 만큼 쿠바의 모든 부문이 '카스트로 사람'으로 채워져 있다고 보면 된다"면서 "카스트로의 정상 업무복귀 여부와 관계 없이 현 체제는 상당기간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또 "현재도 카스트로 분신격인 라울을 중심으로 한 협의체제가 쿠바 권력 중앙부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사실 체제전환기에 신경을 쓰는 사람은 오히려 상층부 인사들로, 그들 스스로 위기 가능성에 직면하는 일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며 이른바 '권력암투'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관측했다. 김 사장은 이어 "카스트로의 최측근 인사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수술 이후 상태가 좋은 것을 보고 임시 권력이양이 발표됐다"면서 "현재 카스트로를 직접 대면할 수 있는 인물은 5명 정도 이내로 꼽히지만, 5명 최측근 모두 표정이 밝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카스트로 전속 간호사의 이름을 거명하며 "권력이양 발표 다음날 새벽에도 카스트로 병상을 지킨 간호사에 따르면 카스트로는 수술 이후 말도 잘하고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으로 간접적으로 전해들었다"고 덧붙였다. 권력이양에 따른 내부 소요 가능성과 관련해 그는 "쿠바에선 국가경제와 국민경제는 별개로 생각해야 한다"면서 "국가경제는 중국과 베네수엘라와의 경제협력으로 완연한 회복세이고, 이에 따라 경제적으로도 쿠바의 체제유지 자신감은 훨씬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례로 이른바 '달러 벌이'를 위해 외국기업 등을 적극 유치했지만, 이젠 쿠바 당국이 갖가지 핑계를 들어 외국기업들을 '몰아내는' 형국이며, 지난해에만 수백개의 외국기업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쿠바를 떠났다는 것. 김 사장은 공식 후계자인 라울 체제가 확립되면 정치적 부문에선 아무런 변동이 없을 것이지만, 소규모이지만 사부문 시장경제가 활성화할 가능성은 높다고 전망했다.그는 따라서 현재 매출액을 연간기준 3천만달러 수준으로 높인 자신의 사업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의료기기, 의료설비, 일반 기계류 등을 주로 취급하고 있는 그는 현대중공업 발전기의 대쿠바 수출을 성사시키는 일의 막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수주한 디젤발전기는 500대를 훨씬 넘어 발전기 수출액이 7억달러 수준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 (아바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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