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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8.12 16:43 수정 : 2006.08.12 16:50

미국·영국행 항공기 테러음모 사건으로 검색이 강화된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11일 오전 검색요원들이 승객들의 짐에서 기내 반입이 금지된 액체 및 젤류 물품을 찾아내고 있다. 영종도/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승객 가방 일일이 열어 확인…30∼40분 이륙 지연

"혹시 립글로스는 없으세요", "가방 앞 쪽도 열어주세요"

12일 오전 11시30분 미국 댈러스공항으로 출발 예정인 대한항공 KE031편의 탑승구인 23번 게이트 앞에는 출발 예정 시각을 20분 가량 넘긴 11시50분까지도 보안검색 요원들이 승객들의 가방을 살피느라 분주했다.

10여명의 보안검색 요원들이 4개의 검색탁자 앞에 서서 일일이 승객들의 가방을 열고 혹시 술이나 음료 같은 액체류나 샴푸ㆍ크림ㆍ치약ㆍ헤어젤 같은 젤류가 들어 있지나 않은지 샅샅이 확인하느라 항공기 이륙이 늦어졌다.

미주노선에 대한 보안검색이 이처럼 강화된 것은 미 교통보안청(TSA)이 미국령으로 운행하는 항공기 탑승객에 대해 술ㆍ음료 등 액체류와 헤어젤 같은 젤류의 객실반입을 금지한 데 따른 것이다.

보안요원들이 승객들의 가방을 열어 육안으로 자세히 확인하다 보니 한 사람 당 검색시간이 30초∼1분 정도 소요돼 미주노선 비행기 출발이 평소보다 30∼40분 가량 지연됐다.

이런 사실을 모른 채 액체류나 젤류를 가져온 적지 않은 승객들이 공항측이 제공한 별도의 봉투에 반입금지 물품을 담아 수화물로 분류해 보내는 바람에 비행 시간이 1시간 넘게 늦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이번 조치로 술 반입이 금지된 탓에 매출이 크게 떨어진 면세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하지만 승객들은 전날 갑자기 강화된 보안검색에 불만을 토로했던 것과 달리 사전에 반입금지 물품들은 수화물로 보내면서 스스로 안전 문제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듯한 모습이 역력했다.

한국에 사는 친척 집을 방문했다가 이날 댈러스공항으로 돌아가는 곽형오(55)씨는 "전날 뉴스를 통해 검색이 강화됐다는 소식을 듣고 미리미리 준비를 했더니 생각보다 (검색이) 일찍 끝났다"며 "크게 불편한 건 없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모(27ㆍ여)씨도 "미리 뉴스를 보고 (반입금지 물품을) 다 뺐다.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해도 안전을 생각하면 감수해야 하는 일 아니겠느냐"며 서둘러 비행기에 올랐다.

출국장으로 들어가는 첫 관문인 보안 검색대에서도 검색이 엄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곳에서 신발류에 대한 X-레이 검색을 하는 탓에 모든 승객은 예외 없이 신발을 벗고 슬리퍼로 갈아 신어야 했고 평소와 달리 바지 벨트를 풀고 검색대를 통과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보안검색이 이처럼 철두철미하게 진행돼 승객들이 여러모로 불편했음에도 안전 우려 때문인지 불평하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

남편과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이날 대한항공 런던행 비행기에 오른 리즈 웹스터(35ㆍ여)씨는 "테러소식을 듣고 나니 런던으로 가는 게 약간 겁이 나지만 보안검색이 철저한데 혹시 무슨 일이 있겠느냐"며 오히려 안도했다.

검색대 관계자도 "예전 같으면 승객들의 항의가 빗발칠 텐데 뉴스에서 관련 소식이 계속 전해져서 그런지 승객 항의가 거의 없고 지시에 잘 따라주고 있다"고 전했다.

공항 당국은 국제선 탑승수속 지연을 감안해 정상 출국시간 보다 최소한 3시간 일찍 공항에 도착해야 하고 특히 짐이 많은 경우 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승객들에게 당부했다.

한편 건설교통부 산하 항공안전본부는 영국 히드로 공항의 미 여객기 공중폭파 음모와 관련, 전날 정오 미 항공기가 운행하는 인천공항과 김해공항의 보안단계를 `블루'(관심)에서 `옐로'(주의)로 한 단계 격상했다.

장하나 기자 kaka@yna.co.kr (영종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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