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술을 받고자 동생에게 권력을 넘기고 모습을 감췄던 피델 카스트로 쿠바 혁명평의회 의장의 모습이 2주 만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쿠바 공산 청년신문 <유벤투스 레벨데> 온라인판은 13일 카스트로의 사진 넉 장을 공개했다. 사진 속 카스트로는 8월12일치 신문을 들고 있다. 아바나/AP 연합
|
현대중공업 쿠바 현장서 수행원들에게 지시
건강 악화로 권력을 이양한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80) 국가평의회 의장이 최근 쿠바 내 현대중공업 공사현장을 방문해 "한국인의 근면성을 배우라. 일본 보다 빠르고 믿음직하다"며 한국인에 대해 깊은 애정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카스트로 의장은 지난달 11일 오후 민바스 기초공업성 장관 등과 함께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서 이동식 발전설비 설치공사를 하고 있는 현대중의 공사 현장을 찾아와 한국 기술자들에게 "한국이 좋다"고 여러 차례 밝힌 후 수행한 자국 정부 관계자들에게는 "한국인의 근면성과 적극성을 배우라"고 지시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군복 차림으로 현대중 공사현장을 방문, 현대중 직원 11명과 일일이 인사하고 "이렇게 적은 인원으로 공사를 잘 진행하는 것이 놀랍다. 우리 쿠바도 빨리 한국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쿠바인 현장 관리자에게 "요즘 어떤 것이 필요한가"라고 물은 뒤 냉장고와 에어컨 등이 부족하다고 답하자 "한국 것이 좋다"며 한국 제품 구매를 지시하기도 했다. 또 카스트로 의장은 12시간씩 일한다는 현대중 기술자에게 "나 만큼 일 한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고, 평소 기피하던 사진 촬영까지 직접 지시하는 등 한국 기술자들에게 이례적으로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것.카스트로는 이전에도 현대중 영업담당자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 사람은 일본인보다 일처리가 빠르고 추진력이 강해 믿음직하다", "북한과 중국 등과 비교해도 한국인이 가장 낫다"며 신뢰와 애정을 표시했었다고 현대중 측은 전했다. 쿠바 공사현장에 상주하고 있는 현대중 변재욱(50.엔진 해외현장부)부장은 "카스트로 의장이 요즘도 수시로 공사현황을 보고받고 있어 산업현장에서 활동하는 민간외교관이라는 생각으로 더욱 부지런히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중은 카스트로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컨테이너형 이동식 발전설비(PPS) 544기 제조 및 설치를 7억2천만 달러 상당에 지난해 수주해 현재 8기째 시운전을 하고 있다. 현대중의 이 수주액은 수주 당시 우리나라의 대 쿠바 교역량 1억5천만 달러의 4배를 넘는 규모여서 관심을 모았으며, 이 설비들이 2007년 12월 말까지 쿠바 전역에 모두 설치되면 현대중은 쿠바 전체 전력생산량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셈이 된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 (울산=연합뉴스)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