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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8.21 07:48 수정 : 2006.08.21 07:48

고유가.고용불안정 등 경제요인 원인

주말과 휴가를 위해 일을 한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일과 휴가를 엄격히 구분해온 미국인들 사이에 최근 '휴가단축 증후군'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고 미국 뉴욕 타임스(NYT)가 20일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는 전세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무더위가 몰려오는 8월이면 미국인들은 휴가 짐을 싸고 산과 해변을 찾아 대거 휴가를 떠났지만 최근에는 휴가 일정을 대폭 줄이거나 아예 휴가를 가지 않는 '알뜰족'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타임스는 일례로 "매년 미국 워싱턴주 북서부에 있는 올림픽 국립공원(Olympic National Park)에서 낚시를 하면서 일주일 간의 휴가를 보내온 보잉 공장 직원인 제프 홉킨스 부부는 배럴당 3달러를 뛰어넘은 고유가에 따른 비용부담과 고용 불안정 탓에 올해는 이를 취소했다"고 소개했다.

또 컴퓨터의 발달로 기업의 업무환경이 첨단화하면서 이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아, 캘리포니아주의 주도인 새크라멘토의 프루트 리지 초등학교에서 1학년을 가르치는 티나 선생 역시 아번 여름 휴가를 업무 따라잡기 등으로 보내야 했다고 전했다.

티나 선생은 "오로지 직장과 집을 다람쥐 쳇바퀴돌 듯 왔다갔다 한다"면서 "5일정도 휴가를 떠날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도저히 시간이 없어 포기했다"고 말했다.

미국인들의 휴가가 이처럼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은 고유가와 고용 불안전 등 경제적 요인이 최대 원인으로 지적됐다.


무연 휘발유 평균 가격이 갤런(3.7853ℓ)당 3달러에 달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휴가비용 부담이 커졌고 고용 불안이 확산되면서 휴가보다는 업무 챙기기 현상이 두드러진 데다 최근 항공 보안검색 절차가 대폭 강화되면서 불편이 가중돼 예년보다 휴가일수가 줄거나 아예 포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타임스는 분석했다.

사설 조사단체인 콘퍼런스 보드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0%가 향후 6개월 내에 휴가를 갈 계획이 없다고 답했으며, 이는 지난 28년간 조사에서 가장 낮은 수치로 기록됐다.

또 갤럽이 지난 5월 미국인 성인남녀 1천3명을 상대로 전화인터뷰한 결과 응답자의 43%가 올 여름 휴가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이와함께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사기업에서 일하는 미국 근로자의 25%는 유급 휴가를 가지 않겠다, 33%는 주말을 포함해 7일간의 휴가만 가겠다는 계획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처럼 최소한 2주일간의 휴가를 내 멀리 떠나던 것은 옛날 일로 치부되고 있다는 것이다.

타임스는 휴가단축 현상이 이처럼 심화되자 회계회사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가 직원들이 확실하게 쉴 수 있도록 크리스마스 때 10일 가량, 7월 4일 독립기념일에 5일간 등 1년에 두차례씩 회사문을 닫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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