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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08 07:55 수정 : 2006.09.08 07:55

9.11 테러를 다룬 ABC 다큐멘터리 드라마 2부작 '9.11로 이르는 길'(The Path to 9/11)의 오는 9, 10일 방영을 앞두고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을 비롯한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의 고위 관리들이 6일 영화 내용이 완전히 왜곡됐다며 ABC에 정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 샌디 버거 전 국가안보보좌관, 브루스 린제이 전 백악관 보좌관 등은 ABC에 서신을 보내 6시간 짜리 이 영화가 자신들이 9.11 테러의 주범인 알카에다의 오사마 빈 라덴을 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저해한 것 처럼 묘사했다면서 "부정확한 사실로 역사상 가장 끔찍한 비극에 대해 미국민을 오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아직 방영 전이긴 하지만 이 영화가 자신들의 역할을 왜곡한 내용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해 들었다면서 방영 전 이 영화의 사본을 얻으려 했으나 ABC측으로부터 아무 반응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BC는 "현재 편집이 끝나지 않아 이 영화의 최종판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이 영화에 대한 비판은 성급하고 무책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영화는 9.11 위원회의 보고서를 포함한 각종 자료와 사건 관련자 인터뷰를 근거로 만들어 진 것이나, ABC는 이 영화가 다큐멘터리가 아닌 드라마라고 주장하고 있다.

◇ 빈 라덴 공격 누설됐나= AP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 영화에서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지난 1988년 8월 빈 라덴을 목표로 했던 대 아프가니스탄 미사일 공격 당시 조지 테닛 전 미중앙정보국(CIA) 국장이 파키스탄의 공안 기관인 ISI가 탈레반과 긴밀한 관계가 있음을 주장했음에도, 미사일 공습전 파키스탄 정부에 사전 통고할 것을 주장한 것으로 나온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파키스탄에 사전 통지한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으며, 9.11 보고서에는 미군 고위 관리가 미사일이 파키스탄의 영공을 지날 것이나 이것이 인도의 공격은 아니라고 파키스탄에 알린 것으로 돼 있다. 이에 대해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이 장면은 잘못됐으며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버거 보좌관의 경우 CIA 관리들의 요청에도 불구, 빈 라덴에 대한 공격을 인가하길 거부하는 것으로 나온다.

◇ 르윈스키 스캔들 연관됐나= 이 영화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르윈스키 스캔들로 공화당으로 부터 탄핵 위기에 몰려 있다는 뉴스 화면이 등장한다.


그리고는 백악관 대테러 책임자인 리처드 클라크가 "공화당이 대통령을 탄핵하려는 마당에 위험을 감수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하자 미연방수사국(FBI) 요원인 존 오닐이 "대통령이 명령을 내리지 않는 한 누군가가 빈라덴을 살해한다면 괜찮을텐데"라고 답변한다.

그러나 9.11 보고서는 르윈스키 스캔들과 1998년8월의 아프간 미사일 공격과는 아무 연관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오히려 당시의 극도로 파당적인 분위기가 빈 라덴에 대한 무력 사용을 놓고 내려야 할 결정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 민주당 덩달아 발끈= 존 코니어스 2세, 제인 딘젤 등 4명의 고참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로버트 아이거 ABC 사장에게 편지를 보내 사실 정정을 요청했으며, 클린턴 전대통령의 비서실장인 존 포데스타가 이끄는 미국진보센터(CAP)는 회원들에게 촉구해 2만5천명이 ABC에 항의 편지를 보내도록 했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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