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9.12 07:08
수정 : 2006.09.12 07:08
"대테러 조치 때 인권 존중돼야"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은 11일 9.11 테러 5주년을 맞아 당시에 숨진 3천명 가까운 희생자를 추모하면서 테러와의 전쟁에서 전혀 승리하지 못했다며 지속적인 테러 근절 노력을 촉구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주제 마누엘 바로수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국영 포르투갈 라디오와 회견에서 '다양한 영역에서 많은 의지력이 요구되는 하나의 과제'로 테러 위협을 규정하면서 안보 뿐 아니라 문명간 이해의 분야에서 종교 조직의 이름으로 범죄가 저질러지는 여지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야프 데 후프 셰퍼 나토 사무총장은 "테러리즘은 여전히 우리 모두에게 위협이다. 이런 이유로 아프간 등에 나토군을 주둔시키고 있다"며 테러에 대처하기 위해 정치적,군사적 동맹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U는 순번 의장국 핀란드가 발표한 성명을 통해 9.11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면서 모든 형태의 테러를 비난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NBC TV와 회견에서 전세계적인 테러와의 전쟁은 극단주의자들을 제거하는 것 이상의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우리는 희망의 이데올로기로써 증오의 이데올로기를 물리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이데올로기 투쟁이라고 부른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호주의 존 하워드 총리는 의회 연설에서 테러를 패퇴시키기 위해서는 무슬림을 포함한 전세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EU와 일부 국가 지도자들은 미국의 대테러 정책의 양상에 관해 일부 유보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이는 미국의 대테러 정책이 국제법을 무시한다는 비판과 관련된 대목이다.
EU는 이날 성명에서 테러와의 전쟁에서 취해진 모든 조치는 국제법, 특히 국제 인권법에 따른 책무를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성명에서 "우리가 위기 지역에서 민주적,경제적 개발을 강화하고 인권 존중을 촉진할 때만 테러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날 전세계 수천명의 인터넷 블로거들은 9.11 참사 당시 그들이 어디에 있었고 처음 뉴스를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그리고 무엇을 했는지를 이야기하는 글들을 쏟아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의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은 탈레반을 권좌에서 몰아내도록 지원했고 이후 국가 재건을 도운 미국에 감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프가니스탄의 과거 탈레반 정권은 알-카에다 조직원을 숨겨준다는 이유로 9.11 직후 미국으로부터 공격을 당한 뒤 붕괴됐다.
이성섭 특파원
leess@yna.co.kr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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