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카스트로는 무적의 돈키호테'
쿠바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가 장수술을 받은 지 한 달 반 만인 14일 두 발로 서있는 모습을 쿠바 국영 TV를 통해 처음으로 드러냈다.
카스트로는 짤막하게 방송된 화면에서 잠옷 차림의 수척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날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회담 중 잠시나마 일어선 채 악수하며 활기차게 대화를 나눴다.
특히 수술 후 18.6㎏이나 몸무게가 빠진 것으로 알려진 카스트로는 이날 보도된 아르헨티나 일간 '파히나 12'와의 회견에서 "잃어버린 체중의 거의 절반을 회복한 상태"라고 말했다.
카스트로는 또 장시간의 연설로 유명한 자신이 대중 앞에서의 연설에 적합한 큰 목소리로 다시 한번 연사로 나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와 관련, 차베스 대통령은 카스트로를 만나본 후 기자들에게, 카스트로는 "걷고 노래하고 있으며 거의 야구를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건강한 상태"라고 말했다.
정의롭지 못한 세계를 바로잡자는 취지의 '돈키호테 예찬론자'로 유명한 차베스는 이날 아바나 공항에 도착한 직후에는 "카스트로는 무적의 돈키호테"라고 묘사했다.
또 차베스는 내주 유엔총회 참석과 관련, 미국이 자신의 보안 및 의료진에 대한 입국 비자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혼자 가야만 할지라도 (뉴욕으로) 갈 것이며, 피델과 함께 말을 타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카스트로의 건강회복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지만 그가 앞으로 회의 일정을 이틀 남겨 놓은 비동맹회의의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인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카스트로 친동생으로 권력을 임시이양받은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은 비동맹회의 개막 나흘째인 이날 처음으로 공식 회의에 참석했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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