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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좌파 점거시위 완전중단…투쟁은 지속 |
멕시코 좌파 야권진영은 15일 수도 멕시코시티 중심부 도로 및 소칼로 광장 점거시위를 완전히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원내 제2당으로 부상한 좌파 민주혁명당(PRD) 진영은 그러나 현 우파 집권당 정부와 대등한 '저항의 정부'를 구성하는 등 지난 7월2일의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대(對) 정부 투쟁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PRD 대선후보였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멕시코시티 시장은 이날 소칼로 광장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행한 연설에서 "우리는 물러섬이 없이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자신의 시위는 평화로운 저항운동의 본보기라고 자체 평가했다.
그는 좌파 지지자 수천명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48일간 이어진 멕시코시티 레포르마 대로 및 소칼로 광장 점거 시위가 유리창 한 장 깨지지 않고 조용하게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집권 국민행동당(PAN)의 대선 승리를 인정치 않고 있는 그는 16일 독립기념일 당일 소칼로 광장에서 100만명이 참가하는 '민족민주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특히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이 집회를 계기로 자신을 '저항의 정부' 대통령으로 선언하고 조직적인 대선 불복종 운동을 벌일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멕시코시티 빈민가에서는 로페스 오브라도르를 '대통령'으로 자체 선언한 내용의 벽보를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야권의 도로점거 시위도 장소를 옮겨 다른 형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먼저 전국을 순회하며 지지자들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연방정부는 하루전 긴급 성명을 통해 비센테 폭스 대통령이 독립기념일 전야 '멕시코 만세 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로써 폭스 대통령은 지난 1일 좌파 의원들의 단상 점거로 연방의사당 국정연설이 보이콧당한 데 이어, 현직 대통령이 소칼로 국립궁전 발코니에 서서 광장 아래 수많은 시민들 앞에서 먼저 '멕시코 만세'를 외치는 행사마저 참석을 못하게 된 것이다.
멕시코 근세 역사에서 거의 목격되지 않았던 이런 일들은 광범위한 개표부정이 이뤄졌다며 극히 근소한 차의 패배를 인정치 않고 있는 좌파 진영의 반발이 예상외로 거세고 단기간내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감을 높이고 있다.
폭스 대통령이 이끄는 PAN 소속의 펠리페 칼데론 당선자는 투표지 보존을 요구하며 국민단합을 촉구하고 있으나, 연방선거관리위원회(IFE)는 소각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좌파진영은 투표지 전면 재검표를 강력 주장해왔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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