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9.18 19:37
수정 : 2006.09.18 19:39
인플레 개선 · 경기둔화 조짐…현 5.25% 지킬 듯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S)가 20일(현지시각) 올들어 6번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연다. 공개시장위원회는 이번에도 8월에 이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목표치를 현수준인 5.25%로 묶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공개시장위원회는 2004년 6월 이후 2년 동안 17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렸다.
금리 인상보다 동결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인플레이션 지표가 개선되고 경기둔화 조짐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는 한달 전에 견줘 0.2% 올라 7월 상승률(0.4%)보다 낮았다. 한해 전 대비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도 3.8%로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달 이후 국제유가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게 한몫을 했다.
아이엔지은행의 애널리스트인 랍 카넬은 <파이낸셜타임스>에 “이런 소비자물가 자료는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없으며, 인플레이션률이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뒷받침해준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나아지고 있다. 미시간대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장기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2.9%로 한달 전보다 0.3% 포인트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연준의 물가관리 능력에 대한 신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했다.
산업생산은 8월에 0.1% 하락했다. 특히 주택경기의 냉각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은 1993년 이래 처음으로 올해 주택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7월의 신규주택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6%가 줄고, 기존주택 판매도 2004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 주택경기의 둔화가 미국의 성장률을 0.5%포인트, 상황이 나빠지면 1.5%포인트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고 내다본다. 연준으로서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하지만 금리 인상을 점치는 전망이 없지는 않다. 연준이 중시하는 핵심 소비자물가가 8월에 전년 동기 대비 2.8% 올랐기 때문이다. 이는 연준이 내부적으로 설정한 ‘안정영역(1~2%)’을 넘어서는 것이다. 게다가 핵심 물가상승률이 연말까지 3%를 초과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앨런 멜처 카네기멜론대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안정영역이 신뢰할 수 있는 전망치라면, 연준은 이와 관련해 무엇인가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 선임기자
jae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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