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투표 실시 가능성 높아져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다음달 1일 대선을 앞두고 실시된 긴급 여론조사에서 일제히 지지율이 하락하며 위기를 맞고 있다.
집권당이 야당의 대통령 및 주지사 후보에 대해 비리의혹을 조작하려 했다는 음모론이 룰라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할 것이라던 예측을 잠재우고 결선투표가 실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룰라 대통령 자신도 여전히 대선 승리를 장담하면서도 집권당 음모론으로 인해 야권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결선투표까지 갈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24일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전날에 이어 이날 발표된 두 차례의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룰라 대통령의 지지율이 50% 아래로 떨어지면서 최대 경쟁자인 브라질 사회민주당(PSDB) 소속 제랄도 알키민 전 상파울루 주지사와의 격차가 크게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유력 여론조사기관인 이보페(Ibope)가 발표한 조사 결과 집권당 음모론 제기 이전 50%까지 갔던 룰라 대통령의 지지율은 47%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알키민 전 주지사는 30% 미만에 머물던 지지율을 33%까지 끌어올리면서 결선투표에서 대역전극을 시도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됐다.
현재 상황에서 룰라 대통령과 알키민 전 주지사가 결선투표에서 대결할 경우 50% 대 41%의 득표율로 룰라 대통령이 승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지만, 집권당 음모론 파문의 확산 및 군소 야권 대선후보들의 지지 선언이 따를 경우 알키민 전 주지사로서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전날 발표된 다타폴랴(Datafolha)의 조사 결과 룰라 대통령은 49%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기권표와 무효표를 제외한 유효득표율에서는 여전히 1차 투표 당선 가능성을 유지했으나 31%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알키민 전 주지사에게 점차 추격을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거 전문가들은 그동안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룰라 대통령의 지지율이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집권당 음모론을 빌미로 한 야권의 공세가 빈곤층과 저소득층까지 파고들 경우 룰라 대통령의 지지율이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 (상파울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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