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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25 17:25 수정 : 2006.09.25 17:25

생산자에게 생산원가와 생계비를 보장할 수 있도록 공정한 가격을 치르자는 '공정무역(fair trade)'이 미국 의류업계에서도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인가.

아일랜드 록그룹 'U2'의 리드싱어이자 운동가인 보노는 지난해 '이던(Edun)'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공정무역을 통해 고가의 의류를 수입, 삭스나 노드스트롬 등과 같은 미국의 고급 백화점을 통해 판매해왔다.

이던에 이어 이번에는 적절한 가격에 질 좋은 캐주얼 의류를 원하는 대중을 타깃으로 한 공정무역 의류판매업체가 등장했다.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은 25일 지금까지 대안무역을 준수하는 의류판매상 대부분이 삼으로 만든 가방이나 벨트 등을 판매하는 데 그쳤으나 의류업계 최초로 대안무역을 통해 주요 의류 라인을 판매하는 '페어인디고'가 등장했다고 소개했다.

삭스에서 판매되는 이던의 티셔츠 한벌 가격은 40달러를 넘는데 반해 인터넷과 카탈로그를 이용한 판매에 주력하는 페어인디고에서는 24달러면 티셔츠를 구입할 수 있다. 남성용 면 카디건도 이던에서는 430달러지만 페어인디고에서는 캐시미어로 만들어진 여성 카디건도 139달러에 불과하다.

페어인디고의 최고경영자(CEO)인 빌 베이스는 "소규모로 운영되는 대안무역 의류판매점들이 있지만 이들은 회사에 입고 갈 수 있을 만큼 높은 수준의 캐주얼 의류는 판매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우리와 유사한 옷들을 판매하는 다른 회사들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스는 "대부분의 의류업체들은 제조국의 법적 최저임금을 준수한다고 말하지만 문제는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최저임금을 가지고는 가정을 꾸려나갈 수 없다는데 있다"며 페어인디고가 단순히 최저임금을 약속하는 데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나이키와 토미 힐피거 등 다른 업체들도 아동 노동 금지, 최소임금 보장, 제조자 생산 규칙 및 기타 노동법 준수 등을 규정하고 있지만 공정무역 옹호론자들은 근로자들의 경제적 형편을 고려해 좀 더 높은 기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베이스는 지난해 회사 직원들이 임금이나 의료진료와 같은 혜택 면에서 근로자들에 대한 처우가 좋은 곳을 찾아내 계약하기 위해 세계 여러 지역의 공장들을 방문, 조사했으며 최종적으로 페루와 중국 등 23곳의 현지 공장과 거래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몇몇 지역에서는 공장측이 근로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할 수 있도록 자신의 회사가 더 많은 돈을 지불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페어인디고가 궁극적으로 보전하고자 하는 임금수준이 생산비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겠지만 협동조합 방식과 소비자들에 대한 직접 판매를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페어인디고는 앞으로 수개월동안 수십만명의 고객들 이메일로 카탈로그를 보내 광고를 할 예정이라며 전자상거래와 전화주문으로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분석가들은 페어인디고의 웹사이트에 돋보기를 이용해 옷감이나 무늬를 확대해 볼 수 있는 특허 출원중인 기능이 있다면서 이러한 기능이 소매상에서의 판매 촉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페어인디고는 또 소매가게에서 인터넷이 연결된 광고판으로 회사의 설립목적과 생산자에 대한 정보 등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은 물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소비자들이 올린 모든 상품평을 읽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조사회사인 포레스터 리서치의 분석가이자 삭스 백화점의 마케팅 관리 담당자인 수카리타 멀푸루는 페어인디고가 많은 약속을 제시했다며 30-50대 여성들을 타겟으로 하는 의류회사들은 이 업체가 잠재적으로 시장과 소비자의 요구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예일대 경영대학원의 래비 다르 교수는 페어 인디고가 소매판매이익을 얻는데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르 교수는 "이 회사의 구상이 자신이 어떠한 사람인지를 다른 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상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통하겠지만 대중 시장에 일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단언했다.

권혜진 기자 lucid@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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