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9.26 23:41
수정 : 2006.09.26 23:41
클린턴, 부시 비판하자 라이스 클린턴 공격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에서 `테러와의 전쟁'이 뜨거운 선거쟁점이 되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 정권인 부시 행정부와 민주당 정권이었던 전임 클린턴행정부간 `9.11 테러 네탓공방'이 점입가경 양상을 보이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지난 24일 보수성향의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자신은 재임 중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조지 부시 대통령은 빈라덴의 위협을 간과했다고 비난하자, 26일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클린턴 전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을 비난한 일이 거의 없었으며, 부시 대통령의 핵심측근인 라이스 장관이 클린턴 전 대통령을 공격하고 나선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라이스 장관은 26일자 폭스뉴스의 자매회사인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부시 대통령이 취임한 2001년 1월부터 9.11까지) 8개월간 우리가 한 일은 최소한 클린턴 행정부가 8년간 했던 것만큼 공격적인 일"이라면서 "8개월간 부시 행정부가 가만히 앉아서 아무 일도 안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고 9.11위원회도 이를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이스 장관은 또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이임하면서 종합적인 반(反)테러전략을 세워놨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우리는 알카에다와 싸우기 위한 종합적인 전략을 넘겨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어 양측간 `9.11 책임공방'에 대해 "이것은 매우 무익한 논의"라면서 "9.11위원회가 이미 모든 진상을 밝혔고 우리는 그들이 말한 것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며 클린턴 전 대통령을 공격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뉴욕)은 남편인 클린턴 전 대통령을 적극 편들며 두둔했다.
클린턴 의원은 "민주당이 이같은(9.11 책임을 클린턴 행정부에 떠넘기는 것) 주장을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남편이 분명하게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9.11 책임공방'으로 인해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아버지 부시와 클린턴 전 대통령이 쓰나미 및 허리케인 카트리나 구호활동에 함께 나서고 부시 대통령이 `아버지에게 새 아들이 생겼다'고 말할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맺어왔던 부시가(家)와 클린턴가(家)간에 이상기류마저 조성되고 있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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