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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30 14:11 수정 : 2006.09.30 14:11

에번스 "그들이 여러분들을 좌절시키게 내버려두지 말라"

"당신은 내가 도움을 청한 마지막 미국 의원이었지만, 가장 먼저 행동에 옮긴 의원이었습니다", 당신의 우정과 헌신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미국 워싱턴 D.C. 인근 코리아타운인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시의 한 한국음식점에선 29일 밤 아주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한인단체들이 미 하원에서 `종군위안부 결의안'을 제출하고 주관 상임위인 국제관계위원회 통과를 주도한 레인 에번스 의원(민주.일리노이주)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

앞서 미 하원에 위안부결의안이 두 차례 제출된 바 있으나 일본측의 집요한 반대 로비에 막혀 상정조차 되지 못한 채 폐기됐다.

하지만 지난 4월 에번스 의원과 공화당 크리스토퍼 스미스 의원(뉴저지주)이 공동제출한 이번 결의안은 하원 국제관계위에 처음으로 상정됐고, 만장일치로 통과되는 성과를 일궈냈으며 이제 하원 전체회의 심의 및 통과를 앞두고 있다.

무엇보다도 에번스 의원의 투혼이 동료 의원들에게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게 하고 서명에 동참하도록 마음을 움직였다는 후문이다.

에번스 의원은 파킨슨병으로 인해 50대의 한창 나이에 24년간의 정치인생을 마감해야하는 불행을 맞았지만 마지막 의정활동으로 위안부 결의안을 꼭 통과시켜 역사적 진실을 은폐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일본 정부를 반성하게 하겠다며 자신의 병마와 싸워왔던 것.

이날 행사에는 이태식 주미한국대사를 비롯해 김영근 워싱턴한인연합회장, 수잔리 메릴랜드주 하원의원, 서옥자 워싱턴정신대대책협의회 회장 등 100여명이 참석, `영원한 한국인의 친구' 에번스 의원의 은퇴를 아쉬워하며 그의 우정과 헌신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달했다.


이태식 대사는 "에번스 의원이 한인들과 한.미관계를 위해 아주 특별하고 어려운 일들을 많이 해 준 데 대해 감사한다"며 경의를 표했다.

한인인권문제 전문가인 전종준 변호사는 에번스 의원이 혼혈인 자동국적 취득법안을 제출하고 고엽제 관련법 및 대인지뢰금지법 통과를 주도한 점 등을 언급, "그는 목소리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인 인권투사이자 국민의 충복이었으며 한인들의 영원한 친구"라고 말했다.

서옥자 회장은 에번스 의원이 "서민과 같이 살겠다"면서 의원 연금을 자진반납한 일화를 소개했다.

이강철 대통령 정무특보와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 등은 에번스 의원에게 편지를 보내 파킨슨병 치료를 돕겠다며 한국방문을 초청했고, 한국방문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의료진을 미국에 보내겠다는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김영근 워싱턴 한인연합회장은 하원이 위안부결의안을 처리하지 않은 채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위해 휴회에 들어간 사실을 언급하며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후에는 반드시 통과되도록 한인들이 미 의회 의원들에게 편지보내기 등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자"고 호소했다.

이어 에번스 의원은 주변사람들의 부축을 받으며 답사에 나서 다소 부정확한 발음이지만 "절대 포기하지 말자. 계속 밀어붙이자"면서 "그들이 여러분들을 좌절시키게 내버려두지 말라(Don't let them get you down)"고 혼신을 다한 목소리로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에번스 의원의 마지막 호소에 기립박수를 보내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쾌유를 빌었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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