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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0.02 02:05 수정 : 2006.10.02 02:05

안보회의서 강력 비판...그루지야 주둔 러 병력 철수 명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자국 정보장교 4명이 그루지야에서 체포된데 대해 그루지야 당국이 스탈린 학살 대행자로 체카(비밀경찰, KGB 전신) 총수였던 라브렌티 베리야의 정책을 답습하고 있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달 27일 발생한 그루지야 당국의 억류 사태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1일 모스크바 근교 노보-오가료보 전용별장에서 미하일 프라드코프 총리, 세르게이 이바노프 부총리 겸 국방장관 등 주요 당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안보회의에서 그루지야측의 억류 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그는 "러시아는 그루지야에서 철군하는 협정을 충실히 이행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장교들이 체포돼 그루지야 감옥에 보내졌다"면서 "이는 그루지야가 국내나 국제무대에서 라브렌티 베리야의 정책을 답습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베리야(1899-1953)는 그루지야내 압하지야공화국 출신으로 국가보안위원회(KGB) 전신인 체카(비밀경찰)의 총수를 지내면서 스탈린 시절 대학살을 기획 집행했다.

그는 1953년 스탈린 사후 흐루시초프, 말렌코프, 몰로토프, 불가닌 등 5명의 후계자 그룹에 속했지만, 스탈린 시절 자행된 대숙청의 책임자라는 비판과 함께 정부 전복을 꾀했다는 혐의로 총살에 처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그들(그루지야 당국자들)은 반러시아적 외교정책이 그루지야 국민들의 구미에 맞는다고 여기는 것 같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들은 외국의 비호아래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실제 그런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특히 그루지야측의 행위는 인질을 잡고 있는 '국가테러'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한편 알렉세이 그로모프 크렘린 공보수석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그루지야에 주둔중인 자국 군대를 당초 예정대로 철수시킬 것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지난 7월부터 아할칼라키와 바투미 등 그루지야내 2곳의 군기지에서 점진적으로 철군해왔으며 오는 2008년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의 철군 명령은 '러시아가 약속은 지킨다'는 명분을 살리면서 이번 체포사태의 책임을 그루지야측에 확실히 전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러시아 북카프카스 군관구는 지난달 30일 그루지야에 남아있는 자국민의 안전을 위해 당분간 철군을 보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병호 특파원 jerome@yna.co.kr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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