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0.02 17:54
수정 : 2006.10.02 17:54
상위1% 수입 급증 속 빈곤층도 늘어
미국 어린이 4명 가운데 1명은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가 1일 보도했다.
신문은 '가난한 사람을 제대로 먹이지 못하는 우리가 부자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미국내 소득 불균형의 단면을 소개하면서 부유층의 각성을 촉구했다.
신문은 특히 주가가 낮은 날짜를 골라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이른바 '백데이팅'(backdating)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챙기다 115개 기업이 연방검찰의 수사를 받고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텍사스대학 경제학 박사과정의 트래비스 헤일의 말을 인용,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개인적 책임과 청렴성"에 관해 반문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기업 CEO 평균 임금은 1990년에 노동자 평균의 107배였지만 지난해에는 무려 411배로 늘어났다.
또 워싱턴의 싱크탱크 '이코노믹 폴리시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2004년의 경우 상위 1%가 전체 자산의 34%를 소유한 반면, 하위 90%는 자산의 29%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상위 1%에 해당하는 부자들의 평균 수입은 급격히 늘었지만 부의 공평한 재분배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반면 빈곤층은 여전히 고단한 삶을 살고있다. 브롱크스와 브루클린, 퀸즈, 맨해튼 북부 지역의 교회와 커뮤니티센터 등에선 자원봉사자들이 매일 25만명분의 무료급식을 나눠주고 있다. 이들은 연간 120만명에게 무료급식을 나눠주는데 이들 중 35만명이 어린이들이다.
지난 해 뉴욕시내 1천200여곳의 무료식당과 식량저장소에서 빈민들에게 배급한 식량은 6천700만 파운드로 지난 5년 사이에 50%가 늘어났다.
뉴욕시 푸드뱅크의 애니 두건 부회장은 상위 1%의 수입이 급증하는 사이 시(市)와 주(州), 연방정부에 의한 자금지원은 10년 가까이 동결되다시피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자선단체 '브레드 포 월드'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1천300만명의 어린이가 식량확보가 불안정한 가정에서 자라고 있다.
미 농무부 발표로는 2004년에 54만5천명의 어린이가 기아를 경험했다. 2005년도 수치는 이달 말 또는 11월 초 나올 예정이지만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영향으로 그 수치가 더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의 소득분배 문제에 관한 논문을 쓴 헤일은 "나는 내 몫을 가졌고, 가질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소득 불균형 해소는 파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파이를 공평하게 배분하는 것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40년 동안의 경제성장 결과가 공평하게 나눠졌다면 가난한 계층이 거의 없는 나라가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4년도에는 상위 1%가 전체 소득의 17%를 차지한 반면 하위 90%가 가져간 소득은 58% 이하를 기록했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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