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10.08 00:56 수정 : 2006.10.08 00:56

`중동문제 해결사'를 자임하며 출장에 나섰던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6일간의 중동 및 영국 방문을 마쳤다.

그러나 라이스 장관은 이번 방문 동안 뜻하지 않은 장애물과 잇따라 만나게 돼 어느 때보다도 힘든 일정을 보내야 했고 성과도 당초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문제는 출장 전날부터 터져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의 밥 우드워드 기자가 최근 출간한 저서 `부인하는 국가(State Of Denial)'에서 지난 2001년 9.11 발생 두 달 전에 조지 테닛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라이스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알카에다의 공격위험을 경고했지만 이를 묵살했다고 주장했던 것.

라이스 장관은 즉각 부인했지만 노기(怒氣)를 해소하지 못한 채 중동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다.

그는 카이로에서 극단주의 및 테러에 맞서 싸우고 있는 중동의 8개 온건파 정부 관계자들을 만났으나 그들로부터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에 진지하게 개입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그가 바라는 새로운 중동은 실현되지 못할 것"이라는 `주문'만 잔뜩 들었다.

또 그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마무드 압바스 수반을 지지하기 위해 예루살렘과 라말라를 방문했지만 이스라엘로부터 구체적인 날짜는 약속받지 못한 채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의 관문인 카니검문소를 조만간 열겠다는 다짐만 들어야 했다.

그 뿐만아니라 이스라엘 정부는 포로교환이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자금동결 해제 등에 대해선 어떤 양보도 하지 않았다.

이어 라이스 장관은 종파간 분쟁이 격화되는 이라크 깜짝 방문에 나서 언론의 관심을 끌었지만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이라크사태가 진전되고 있다고 늘 말해왔던 라이스 장관이지만 바그다드 공항에 착륙할 때 저항세력의 로켓 공격이 멈출 때까지 45분간 기다리며 공항 상공을 떠돌아야 했고, 쿠르드족 지역인 아르빌 방문도 당초 예정보다 하루 늦어졌다.

또 라이스 장관이 이용하기로 했던 군용기가 기술적인 문제를 일으켜 `세계에서 가장 강한 여성'으로 통하는 그는 다른 비행기로 갈아타느라 2시간을 허비하는 일도 감내해야 했다.

이 때문에 라이스 장관은 이번 방문에서 가장 의미를 뒀던, 이란 핵위기를 논의하기 위한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 등 6개국 장관회의에 지각, 겨우 45분간 회의에 참석했다.

그나마 회의를 마친 뒤 6개국의 단결을 과시하는 의미로 단체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것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