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민병대 무장해제 일정 등 마련중”
미군 10월 사망자수 78명..올들어 월간 최고치
이라크에서 종파간 유혈충돌이 심해지고 미군 사상자수가 급증하면서 이라크 전략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21일 백악관에서 군 수뇌부와 전략 변화 방안을 논의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딕 체니 부통령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스티븐 해들리 국간안보보좌관, 존 아비자이드 중부군 사령관, 조지 케이시 이라크 연합군 사령관, 잘메이 칼릴자드 이라크 주재 대사 등과 90여분간 이라크 사태를 논의했다고 백악관측이 밝혔다. 케이시 사령관과 칼릴자드 대사 등은 화상으로 회의에 참여했다.
회의에선 이라크 저항세력의 전술을 분석하고 이라크전 승리를 위한 보다 나은 전략적 대안을 찾는데 초점이 모아졌다고 백악관측은 설명했다. 미 관리들은 이번 회의를 이라크전 전략의 전면적 수정이 아니라 전술적 변화 모색을 위한 계속되는 논의의 일부분으로 규정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주례 라디오 연설을 통해 이라크전의 임무가 완수되기 전에는 결코 미군을 철수하지 않을 것이란 기존 공언을 되풀이했다. 이어 "이라크에서 우리의 목표는 분명하며 변화하지 않았다. 우리의 목표는 승리"라며 "현재 변하고 있는 것은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가 동원하는 전술이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은 이날 케이시 사령관과 칼릴자드 대사가 마련중인 전략 변화 계획은 이라크내 각 종파들의 민병대 무장해제와 여타 정치.경제적 목표 달성을 위한 일정을 처음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올 연말께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에게 제출될 이 계획은 이라크 미군의 철수 내용을 담진 않을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 근동국 외교담당 국장인 앨버토 페르난데스는 이날 알-자지라 TV에 방영된 인터뷰를 통해 미국은 이라크에서 "오만함(arrogance)"과 "어리석음(stupidity)"를 보여줬지만, 현재는 이라크내 화해증진을 위해 알-카에다 이외 어떤 단체들과도 대화하려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는 이례적으로 솔직한 평가를 했다.
킴 하웰스 영국 외무차관은 같은날 BBC 라디오에 출연, 이라크 군인과 경찰이 1년내로 연합군으로부터 보안 통제권을 넘겨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의 이런 발언은 영국군이 이라크 남부 아마라시(市)도 재진입하려고 대기중인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군 10월 사망자수 78명..올들어 월간 최고치
한편 이라크에서는 21일에도 폭력사태가 잇따라 미 해병대원 3명이 저항세력 공격으로 사망, 44개월째 계속되는 이라크전의 미군 사망자수가 최소 2천791명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10월 미군 사망자도 78명으로 늘어나, 올들어 월간 기준으로 최고 사상자수를 기록했다. 또 바그다드 남쪽에 위치한 마흐무디야 타운 시장에선 라마단 저녁 음식을 구입하려는 쇼핑객들로 붐비는 가운데 자전거 5대에 설치된 폭탄이 터지고 10여발의 박격포탄가 날아와 최소한 18명이 숨지고 70명 가량이 부상했다. 같은날 바그다드에서는 쇼핑객들로 가득찬 버스를 대상으로 한 자살폭탄 테러도 발생, 버스 승객 4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했다. 이날 이라크에서는 최소 44명의 이라크인들이 숨졌거나 숨진 채 발견돼, 10월 이라크인 사망자수도 작년 4월 이래 최고치를 유지했다. (바그다드.워싱턴 AP=연합뉴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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