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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0.24 10:00 수정 : 2006.10.24 11:09

엔론사건 연루 임원중 최고형.벌금도 병과

회계부정 스캔들로 몰락한 미국 에너지 대기업 엔론의 전 최고경영자(CEO) 제프리 스킬링(52)에게 예상을 뛰어넘는 중형이 선고됐다.

미국 휴스턴 지방법원은 23일 엔론의 파산을 초래한 회계부정 및 회사 자금 착복 스캔들의 주역으로 꼽혀온 스킬링에게 24년4개월 징역형을 선고했다. 스킬링에게는 최고 20년 형이 선고될 것으로 예측돼왔다.

심 레이크 판사는 스킬링에게 발목 감시장치를 채워 가택 구금하도록 명령하는 한편 미 연방 교정국에 스킬링의 형무소 수감 일자를 추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스킬링에 대한 판결로 엔론 스캔들 연루 임원들의 재판이 모두 끝났다. 스킬링이 받은 24년4개월 형은 재판에 회부된 엔론 전직 임원들 중 가장 무거우며 110억 달러에 이르는 회계사기 사건에 연루된 전화회사 월드컴의 전 CEO 버나드 에버스가 받은 25년형에는 조금 못미친다.

엔론 전 최고재무책임자(CFO) 앤드루 패스토우는 검찰에 협조, 스킬링의 유죄평결을 이끌어낸 점이 인정돼 얼마 전 열린 재판에서 형량이 6년으로 크게 경감됐다

스킬링은 1999년부터 2001년 여름까지 사기,공모,내부자 거래,감사 과정에서의 허위 진술 등 총 28개 항목에 대해 지난 5월 유죄평결을 받았으나 이날 재판에서는 내부자 거래와 관련된 9개 항목은 형이 면제됐다.

스킬링은 유죄평결에 대해 항소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스킬링은 미국 7위의 대기업이었던 엔론의 분식회계 스캔들을 일으켜 2001년 12월 회사를 파산에 이르게 함으로써 수천 명의 일자리를 잃게 하고 600억 달러가 넘는 주식 가치와 종업원 연금 20억 여 달러를 공중에 날리게 한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엔론 스캔들은 미국의 상징적인 `기업 사기' 사건으로 기록되면서 `화이트 칼라' 범죄에 대한 단속과 형벌을 대폭 강화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스킬링은 그러나 이날 2시간 동안 진행된 선고 공판에서 시종일관 자신의 무고를 주장했으나 중형선고에 대해 눈에 띄는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줄곧 오만하고 호전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반성하는 빛을 안 보여 엔론 사건 피해자들의 분노를 키웠다.

스킬링은 이날 법정에서 자신에게 씌워진 모든 혐의를 부인하면서 "나는 절대 무고하다.헌법에 보장된 내 권리를 계속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엔론 사건에 대해 전혀 반성하는 기미가 없다는 앞서의 언론 보도를 반박하면서 "이는 사실과 다르다.나와 내 가족,엔론의 직원들,내 친구들과 지역사회 등에 힘든 시련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레이크 판사가 스킬링의 행동과 직접 관련된 투자자 손실이 8천만 달러라고 판시함에 따라 한층 강화된 새 연방 지침이 적용될 경우 스킬링의 형기는 30년 4개월로 늘어날 수도 있다. 스킬링은 또 이와 별도로 자신의 범죄에 따른 벌금으로 1천800만 달러 이상을 물어야 할 상황에 처했다.

미 연방 검찰은 당초 미 사상 최대 기업 사기 사건으로 규정된 엔론 스캔들의 피해를 보전하기 위해 1억 8천300만 달러를 물어내라고 스킬링에게 요구한 바 있다.

검찰은 엔론 사건의 양대 주역으로 몰린 창업주 케네스 레이와 스킬링에게 이 돈을 나눠내도록 할 계획이었으나 레이 전 회장이 지난 7월5일 심장병으로 돌연사함에 따라 스킬링이 모든 부담을 혼자 져야 할 처지에 몰렸다.

스킬링은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남은 재산이 휴스턴의 500만 달러짜리 저택,댈러스 소재 콘도 (35만달러),벤츠 승용차,랜드 로버 자동차 2대,정부가 동결한 주식과 채권 5천만 달러 어치 등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또 페트로첼리 변호사가 이끄는 변호인단에 이미 2천300만 달러를 수임료로 지불했으나 아직 3천만 달러 가량을 빚지고 있는 상황이다.

피츠버그에서 태어나 뉴저지와 시카고 교외에서 자란 스킬링은 첫 번째 결혼을 통해 얻은 세 자녀를 두고 있으며 엔론 법인서기를 지낸 두번 째 부인 레베카 카터와의 사이에는 자녀가 없다.

11년 간 엔론에 재직한 스킬링은 2001년 2월 창업주 레이의 뒤를 이어 CEO가 됐으나 6개월 후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갖고 싶다"며 전격 사임했다. 검찰은 엔론이 파산지경에 이른 사실을 알고 회사를 떠난 것이라고 말했다.

엔론 사건 희생자들은 재판부에 스킬링을 종신형에 처하라고 호소해왔다.

(휴스턴 AP.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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