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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0.27 17:47 수정 : 2006.10.27 17:47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테러 용의자들을 심문할 때 물고문하는 것에 대해 "누워서 떡먹기(no-brainer)"라고 발언, 인권단체 등의 비판을 받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27일 전했다.

문제의 발단은 체니 부통령이 지난 24일 보수적인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인 스콧 헤넨과 인터뷰 도중 "(테러 용의자들의) 목숨에 지장이 없다면 물을 끼얹는 행위는 '누워서 떡먹기'나 다름없다는 데 동의하느냐"란 헤넨의 말에 동의하면서 시작됐다.

체니 부통령은 이에 "글쎄, 나로선 그것은 누워서 떡먹기다"면서 "하지만 한동안 나는 고문 부통령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우리는 (테러 용의자들을) 고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9.11 테러의 주요 배후인물로서 현재 미군 당국에 수감돼 있는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로부터 일부 정보를 얻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하메드에게 어떤 심문기법이 사용됐는 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체니 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미 중앙정보국(CIA)의 테러 용의자 심문과정에서 어떤 기법이 합법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지에 대해 계속되는 모호성을 부추기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은 심문기법의 근거를 담아 최근 의회를 통과된 법률이 제네바 협약 및 미 형법 위반행위로 간주하는 물 끼얹기 등의 행위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또 부시 행정부 관리들은 새 법률에 따라서는 어떤 심문기법이 허용되는 지와 과거에 사용된 심문기법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언급을 거부해왔다.

체니 부통령의 발언은 특히 많은 소식통들이 모하메드 등 "이용 가치가 높은" 테러 용의자들을 상대로 CIA가 물 끼얹기를 했다고 주장해온 가운데 나왔다.

인권단체인 '휴먼라이트워치(HRW)'의 테러관련 선임 연구원인 존 시프턴은 체니 부통령의 발언은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물 끼얹기를 지지하고 모하메드 등 테러 용의자들에게 물 끼얹기를 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체니 부통령의 발언) 문맥은 자신이 인터뷰하는 사람이 시사한 바에 동의함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기본적으로 부통령이 한 행위는 의회와 군당국이 아무런 모호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상황에 모호성을 불어넣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미국법률가협회(ABA)의 닐 손넷도 체니 부통령의 발언이 구체적인 사항에선 다소 불확실하지만 전반적인 의미는 분명하다며 거들었다.

그러나 체니 부통령 대변인은 26일 부통령이 인터뷰에서 어떤 구체적인 심문기법들을 사용했음을 확인한 게 아니라 고문 없는 심문기법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물 끼얹기가 당하는 사람에게 질식과 익사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고 밝히고 있다. 캄보디아의 크메르 루주 등 불법 정권들이 이런 방법을 사용해 불법고문이란 비난을 받아왔고, 미국에선 1947년 전범혐의로 기소된 일본인 병사 1명이 미국인 수감자를 상대로 물 끼얹기를 한 점이 인정돼 15년 강제노역형이 선고된 바 있다.

유창엽 기자 yct9423@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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