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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장병들 모든 개인 홈피 ‘감시’ |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일선에서부터 미국 본토에 이르기까지 군대 생활에 관한 미국 장병의 모든 블로그는 군부대의 감시를 받는다.
버지니아에 본부를 두고 있는 육군 웹위험평가부대는 보안을 해칠 가능성이 있는 병사들의 공식, 비공식 블로그와 웹사이트를 감시한다. 감시 대상은 공식 서류와 개인 접촉정보, 무기 및 부대 입구사진 등 다양하다.
이 부대 지휘관이자 마나사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버지니아 주방위군 대대장인 스티븐 워녹 중령은 정보가 해로운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임무를 초병이라고 밝힌 어느 블로거는 근무처의 사진과 함께 허점을 뚫는 방법을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다. 또 적의 공격으로 망가진 육군의 무기사진을 올린 사병이 있는가 하면 가족을 위험에 처하게 할지 모르는 개인정보를 올린 경우도 있다.
워녹 중령은 이메일에서 "미국은 전쟁 중인 국가"라면서 "적이 (우리에 대해) 모를수록 우리 군대에는 더 좋다"고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동에서의 작전 초기에만 해도 병사들이 자신의 일상을 가족들에게 알리기 위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웹사이트에 대한 공식적인 감시는 없었다. 현역 군인과 계약자들, 메릴랜드와 텍사스, 워싱턴주 예비군으로 이뤄진 감시부대의 활동은 2002년에 시작됐으며 2005년 8월에는 블로그를 포함한 공공 도메인 사이트로 확대됐다.
육군은 사이트를 찾아내거나 감시하는 방법과 수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감시작전의 규모나 관련 계약자수도 마찬가지다.
국방부도 합동웹위험평가반이라는 비슷한 부대를 운영하고 있지만 육군 웹위험평가부대는 외견상 민간사이트까지 감시하는 유일한 곳이다.
2005년 4월 이라크 주둔 다국적군이 내놓은 4쪽짜리 지침에 따르면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싶은 일선 배치 병사들은 부대 지휘관에게 사이트를 등록해야 한다. 부대 지휘관은 분기마다 해당 사이트를 검열한다.
밀블로깅닷컴(Milblogging.com)이라는 사이트에 수천개의 군사 블로그 색인작업을 한 장 폴 보다 상병(23)은 이메일 인터뷰에서 군은 아직 변화하는 기술에 적응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댈러스 출신으로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됐을 때 블로그를 운영했던 보다 상병은 블로그와 포드캐스팅, 온라인 비디오 등은 "새로운 미디어"라면서 "군은 군대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녹 중령은 웹위험평가팀은 매달 수십만개의 사이트를 살펴본다면서 때로는 게시물을 내려줄 것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병사들에게 보내기도 한다고 밝혔다. 블로그 소유자가 요청을 따르지 않으면 해당 부대 지휘관과 협의하기도 한다.
워녹 중령은 "우리는 사법기관이나 정보부대가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그저 해로운 인터넷 콘텐츠를 찾아내 해당 정보가 미국의 이익을 해치려는 단체들에 의해 잘못 이용될 가능성을 정보 게시자들에게 일깨워 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블로거들은 단속 지침이 애매모호하다고 지적했다. 이라크에 배치돼 있을 때 만든 블로그에 올린 댓글 때문에 벌금을 물고 병장에서 강등당한 제이슨 하틀레이 상병(32)은 "어떤 글이 지침의 위반선을 넘었는지 판정하기는 불가능하다"면서 "그것은 마치 외설을 정의하는 것과 같다"고 불평했다.
하틀레이 상병에 따르면 육군은 감시부대가 존재하기 전부터 그가 이라크 구금자의 사진과 무기장전법 및 소속부대의 이라크 진입 경로를 올렸다는 이유로 블로그를 중단하라고 강요했다.
워녹 중령은 이에 "병사들에게 자유로운 표현의 배출구를 주는 것은 좋은 일이며 미군 병사들은 자신의 의견개진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면서 "웹위험평가부대는 미국인의 그런 특성을 위축시키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lhy@yna.co.kr (리치먼드<美버지니아>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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