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1.03 11:15
수정 : 2006.11.03 11:28
미국에서 국회선거가 2년 마다 전국적으로 시행된다. 이번 선거가 이번 11월7일이라서 겨우 끝나 간다. 따라서 박빙의 접전에 참여하는 후보들은 이 시기 극성을 부리면서 열심히 유세들 하는 한편에 텔레비전/라디오 광고를 한다. 전자는 후보에게 평판을 개선하기 위해 하는 반면에, 후자는 흔히 상대방 후보의 헐뜯는 데 더 공을 들이고있는 것 같다. 상대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불신과 의혹을 조장하겠다는 것이다. 상대후보의 지지자들이 “그런 일이 있었어, 나는 몰랐던 일이네” 라며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어 기표소에 나오는 것을 망설이게 하는 전략이다. 이러한 광고는 negative advertising(부정적 광고/비방 광고)라고 부르며, 요새 유권자의 투표율을 떨어뜨리는 원인 중 하나로 뽑히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국회 다수당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우면서 방송매체를 통한 이전투구가 벌어지고 있다. 몇몇 사례를 보면 현재 미국의 정치 분위기를 감 잡을 수 있다.
1. 미주리주
Claire McCaskill (민주당) 대 Jim Talent (공화당 현역 상원의원)
Michael J. Fox 배우의 등장
부정적 광고의 특징 중에 하나는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다. 처음에 보여줄 광고에 알츠하이머병과 투병하는 인기 배우인 Michael J. Fox의 모습이 나온다. 광고는 병마에 시달리는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줌으로서 시청자의 연민을 이끌어낸다. 그 다음에 이 연민을 탤런트 후보의 반감으로 전환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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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폭스; 아시다시피, 저는 줄기세포 연구에 관심이 많습니다. 여러분 클레어 맥캐스킬에게 투표하십시오. 미주리에서 그는 치료에 대한 희망을 저와 함께 공유하고 있습니다. 불행히 짐 탤런트 상원의원은 줄기세표 연구의 확대에 반대합니다. 탤런트 의원은 심지어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과학을 범죄로 규정하고 싶어합니다. 정치에서 지역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무조건 그런 것은 아닙니다. 미주리 여러분이 하는 일은 몇 백만 미국인, 나 같은 미국인에게 영향을 끼칩니다.
맥개스킬: 저는 클레어 맥캐스킬이며 이 광고를 시인합니다.
(마지막에 클레어 맥캐스킬후보자가 자신이 광고를 시인한다는 말이 연방법하에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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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미네소타주
Tim Walz (민주당) 대 Gil Guktnecht (공화당 현역 하원 의원)
나라를 위해 희생한 군인에 대한 책임
이라크전쟁에서 돌아온 군인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단체를 만들어 활동한다.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도 전국적으로 활동하면서 자신들의 입장을 적극 개진하고 있다. 부시 대통력과 공화당이 장악한 국회가 이라크전쟁을 잘못 수행했다는 의식을 깔고있다. 이라크 전에서 중상을 입은 군인은 길 굿네흐트 의원이 재향군인에 대한 예산을 아꼈다는 비판을 비극적으로 보여준다. 베트남전쟁 이후 미국정부가 재향군인에 대한 예산을 충분히 배정하지 않아 나라를 위해 희생했던 사람을 저버리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그래서 이런 주장에 대해 미국 사람들은 상당히 예민하다. 이라크전쟁을 지지하든 않든, 미국인은 이라크에 파병 군인을 지지하며 그들의 무사 귀국을 간절히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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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토머스 영 퇴역군인; 이라크에서 저는 [다른 군인]을 도와주면서 제 뒤는 저를 이곳으로 보낸 정치인이 돌봐줄 것으로 믿었습니다. 그런데 귀국해 보니, 길 굿네흐트 의원은 자신의 연봉인상은 지지하면서 저 같은 퇴역군인을 위한 의료혜택은 삭감하려고 하더군요. 그가 앉아 있는 의회에서(높은 자리에서) 보면 말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카메라가 휠체어에 앉아있는 토마스의 모습을 비추면서) 제가 앉아 있는 자리에서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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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토머스 영 퇴역군인; 이라크에서 저는 [다른 군인]을 도와주면서 제 뒤는 저를 이곳으로 보낸 정치인이 돌봐줄 것으로 믿었습니다. 그런데 귀국해 보니, 길 굿네흐트 의원은 자신의 연봉인상은 지지하면서 저 같은 퇴역군인을 위한 의료혜택은 삭감하려고 하더군요. 그가 앉아 있는 의회에서(높은 자리에서) 보면 말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카메라가 휠체어에 앉아있는 토마스의 모습을 비추면서) 제가 앉아 있는 자리에서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3. 테네시주 상원의원 선거: Harold Ford (민주당 하원의원) 대 Bob Corker(공화당) – (현역 의원은 출마하지 않았다)
은근한 인종차별?
2006년 선거 광고 중에 이번 광고는 가장 치열한 논쟁을 일으켰다. 왜냐하면 은근히 인종차별 의식에 호소하는 듯한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테네시주는 미국 남부에서있으며 노예제도와 segregation (인종분리 정책) 이 오랫동안 있었던 곳이다. 포드 의원은 흑인이면서 이런 역사를 갖고 있는 주에서 상원의원직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공화당이 만든 이 광고는 익살스러운 반주를 배경음악으로 깔고는 포드 의원에 대한 일반 서민들 (실제 배우들)의 부정적 평가를 들려준다. 반어적 표현을 교묘히 사용하기 때문에 문장 하나 하나 뜯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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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흑인 여성: (반어) 헤럴드 포드가 잘생겼으니까 됐잖아? 메시지: 포드의원이 허울뿐이다.
백인 여성: (반어) 테러리스트도 사생활을 보호 받을 권리가 있다. 메시지: 포드 의원이 지나치게 인권보호를 지지함으로써 미국의 테러 예방능력이 약화되고 있다
나이 많은 백인 여성과 남성: 헤럴드 포드 덕분에 내가 죽을 때 또 세금을 낼 것을 허용해주네. 메시지: Ford의원은 상속세를 지지한다.
사냥꾼: (반어) 포드의 말이 맞아. 난 너무 많은 총을 가지고 있어. 메시지: 포드 의원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총을 가질 권리’를 침해하려 한다.
젊은 백인 여성: 내가 플레이보이 파티에서 헤럴드를 만났다! 메시지 1: 총각인 포드 의원은 야한 잡지사에서 주최한 모임에 갔다. 메시지2: 흑인인 포드 의원은 백인 여성과 교체를 한다. 이 것은 바로 은근히 인종차별에 호소하는 부분이다. 이 대목이 바로 은근히 인종차별 감정에 호소하는 부분이다. 아직 미국사회, 특히 남부의 보수적인 사회 부분에서는 두 인종의 교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백인 중년 여성: (반어) 내가 결혼세를 너 많이 내고 싶어. 메시지: Ford의원은 과도한 증세에 찬성한다.
나이가 많은 백인 남성과 여성: (반어) 캐나다는 [스스로] 중분히 북한 사태를 감당할 수있겠지. (캐나다 사람들은) 할일이 없잖아! 메시지: 포드의원은 국방 문제에 호솔하다.
검은 안경을 끼는 백인 남성: 그 사람이 포르노영화 제작자한테 기금을 받았어. 그래서 뭘? 그 거 큰일이야? 메시지: 포드 의원이 부도덕한 사람이다.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이 광고 내용을 책임집니다.
젊은 백인 여성 다시 나타나: (속삭이면서) 헤럴드, 전화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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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모든 인물이 대사를 읽는 배우들 일뿐이다. 첫번째와 두 번째 광고는 상대방의 정치적인 견해를 비판한다. 그러나 세번째 광고에서는 인사공격을 추가한다. 환언하면, 정치인으로써 뿐만 아니라, 사람으로써도 테너시의 주민을 대표할 만한 인물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세 번째 광고가 은근히 인종차별 의식에 호소했다는 주장때문인지 얼마안가 취소되었다. 그러나, 광고의 여운이 여전히 울리고있으며, 이번 7일이 되면 실제로 광고가 효과를 일으켰는지 아닌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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