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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원 당별 당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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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232, 상원 51석 확보, 28개 주지사도 장악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과 주지사에 이어 상원까지 장악함에 따라 미국 정치권력의 대이동이 현실화됐다. 중간선거 개표가 거의 완료된 8일 오후(현지시각) 현재 민주당은 하원 과반의석을 훨씬 넘어서고 28개 주지사를 장악한데 이어 총 100석의 상원 의석 중 51석을 차지, 상.하원과 주지사 선거에서 동시에 이기는 압승을 기록했다. 민주당은 상원의원 선거의 마지막 초박빙 경합지역인 몬태나에서 승리함으로써 민주성향의 무소속 2석을 포함해 이미 50석을 확보했으며, 재개표를 실시할 버지니아주에서도 8천여표의 표차가 뒤집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과반인 51석 확보가 거의 확실한 상황이다. 435명 전원을 새로 뽑는 하원의원 선거의 경우, 공화당 의석을 30석 빼앗고 기존 202개 의석은 고스란히 지킴으로써 총 232석을 확보, 과반선인 218석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또 주지사 선거가 실시된 36개주 가운데 무려 20개 주에서 승리, 전체 50개 중 28개 주를 차지했으며, 특히 대통령 선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오하이오, 뉴욕, 매사추세츠, 콜로라도주 등에서 승리함으로써 2008년 대선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민주당은 당초 상ㆍ하원 장악을 위해 상원 6석, 하원 15석이 더 필요한 상황이었으나, 하원에서 목표치를 훨씬 웃돌았고, 지명도가 중요한 상원에서도 미주리,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로드 아일랜드, 버지니아, 몬태나 6곳에서 승리하는 쾌거를 이뤘다. 조지 부시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로 여겨져 온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함에 따라 임기 2년을 남겨둔 부시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이 심화되고, 이라크 및 북핵정책 등을 바꾸라는 민주당의 압박이 고조되는 등 미국 내 정국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부시 대통령은 선거결과가 대부분 나온 8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의 선거 승리를 축하하고,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후임에 로버트 게이츠 전 미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임명한다고 발표함으로써 즉각적인 국정쇄신 조치를 취하고 나섰다.부시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많은 미국인들이 이라크 사태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혀 기존 이라크 정책에 대한 실책을 간접 시인했으나 "우리는 패배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 승리로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이 확실시되는 낸시 펠로시 의원은 승리가 드러난뒤 "미 국민들은 변화를 선택했다"며 "오늘 우리는 역사를 만들었으며, 이제 진전을 이룩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미국민들이 2천800여명의 미군이 사망한 이라크전에 식상해있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우리는 부시 대통령에게 재앙의 길을 계속 갈수는 없으며 이라크에서 새로운 방향이 필요하다는 것을 얘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AP통신 등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는 이라크 정책과 부패, 성추문 사건 등이 유권자의 투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기창 특파원 lkc@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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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결과가 대부분 나온 8일 기자회견 도중 부시 대통령이 잠시 멈춰 생각을 하고 있다. (AP Photo/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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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만에 ‘변화’ 강풍 민주당이 공화당의 12년 의회 지배를 끝장낸 데는 이라크전에 대한 미국민의 염증, 이로 말미암은 조지 부시 대통령의 낮은 인기, 공화당의 부패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개표 중반까지 상원 탈환이 어렵게 보였던 민주당은 개표 후반 버지니아, 미주리 등에서 승기를 잡으면서 상·하원 동시 장악을 눈앞에 뒀다. 이라크전이 최대 쟁점=7일 <시엔엔>(CNN)의 출구 조사를 보면, 유권자의 62%는 이번 선거를 지배한 쟁점이 이라크 문제와 테러리즘, 경제 등 국가적 사안이었다고 답했다. 33%만이 지역적 쟁점이 중요했다고 답했다. 이런 태도는 이번 선거를 부시 대통령에 대한 심판으로 몰아붙인 민주당의 전략이 주효했음을 보여준다. 부시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41%에 불과하고, 57%가 이라크전을 반대하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공화당 후보에 선뜻 표를 던지기 어려웠다는 얘기다. 투표에 참여한 민주당원 수가 1990년 이후 처음으로 공화당을 앞지르는 등 지지층이 투표에 적극 참여했고, 무당파의 60% 가까이가 민주당에 표를 던진 것도 주요 승리 요인으로 분석된다. 공화당과 그 주변에서 잇따라 터진 각종 추문도 공화당의 내리막길을 재촉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시 대통령보다 더 낮은 지지도를 보였던 공화당 중심의 의회에 대한 물갈이 여망도 민주당에 힘을 보탰다. 상원=민주당이 상원을 탈환하자면 공화당 현역의원이 출마한 6개 주에서 승리해야 했다. 민주당은 개표 초반 펜실베이니아와 오하이오, 로드아일랜드를 탈환했고, 개표 중반 미주리에서 역전극을 펼치며 기세를 올렸다. 관심은 공화당 현역의원과 민주당 후보가 박빙의 차로 맞선 버지니아와 몬태나에 쏠렸다. 버지니아는 개표를 거의 마친 상태서 민주당 후보가 미세한 차이로 앞서 재검표를 해야 할 것 같다는 게 <에이피>(AP)의 전망이다. 버지니아 선거법은 표차가 1% 미만이면 패자의 재검표 요구가 있을 경우 이를 수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검표를 하면 최종 결과는 3주 뒤에나 나오게 된다. 몬태나에선 99% 개표가 끝난 상태에서 민주당이 0.4% 포인트(1700여표) 차로 앞섰다. 민주당이 두 지역에서 최종 승리를 확정지으면 51석으로 상원의 다수당 지위를 탈환한다. 51석에는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패한 뒤 무소속으로 당선된 조지프 리버맨(코네티켓)과 또 다른 무당파인 버니 샌더스(버몬트)의 의석을 더한 것이다. 이 두 후보는 유세 과정에서 당선될 경우 민주당 노선을 따르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공화당이 둘 중 한 곳에서라도 승리하면 상원은 50 대 50의 의석분포로 양분된다. 이 경우 상원의장인 딕 체니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돼 다수당 지위를 유지한다. 하원=435명의 전체 의원을 모두 새로 뽑는 하원 선거에서 민주당은 기존 의석에 최소 27석을 더함으로써, 애초 예상대로 무난히 다수당 지위를 탈환했다. 민주당은 공화당 지지성향이 강한 인디애나와 켄터키에서 의석수를 보탰고, 부시 대통령의 고향이자 공화당의 텃밭인 텍사스에선 12 대 9로 의석수에서 우위를 점했다. 민주당은 또 동성애 추문으로 낙마한 플로리다의 마크 폴리 의원 지역구와 잭 아브라모프 불법 정치자금 제공 사건에 연루된 오하이오의 밥 네이 의원 지역구에서도 의석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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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 주별 당선의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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