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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 완만한 팽창단계” |
연준 경기보고서…소비 이어 기업투자도 호전
민간소비가 경기를 떠받쳐 오던 미국경제에서 기업의 투자와 고용이 활발해졌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9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은 고용, 투자, 소비, 생산 등의 지표가 골고루 나아지면서 미국경제가 건강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이날 발간한 경기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계속 팽창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보스턴, 뉴욕, 시카고 등 전국 12개 지역 연방은행이 지난달 28일까지 벌인 조사 결과를 담고 있다.
이들 지역 중 7개 지역이 고용이 개선되고 있다고 보고해 가장 큰 우려를 자아냈던 고용 부문이 향상돼 경기 낙관을 부추기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소비도 여전히 활발하지만, 소비자 물가는 거의 오르지 않거나 조금밖에 오르지 않아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지 않다. 지금까지 미국경제가 소비만 활발하고 기업의 생산·투자가 미미했는데, 이번 보고서는 기업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보고서는 연준 이사회에 전달되며 이달 말에 있을 연준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경기 낙관론으로 인해 연준은 현행 2.5%인 금리를 2.75%로 올릴 것으로 시장은 전망한다.
앞서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도 각종 경기 지표들이 미국경제의 ‘상승’을 예고하고 있으며 지금이 최적의 경기상태라고 7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9·11 동시테러 이후 침체됐던 기업 경기가 살아나면서 기업인들과 투자자들이 “골디락스 경제의 부활”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골디락스 경제’란 영국 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마리>에서 유래한 단어로, 너무 침체되지도 너무 과열되지도 않은, 완만하게 성장하면서도 인플레이션 우려는 없는 상태를 말한다. 지난해의 기업들의 투자가 기계 보수나 교체에 그쳤던 데 비해 올해는 생산을 늘리고 있다는 게 중요한 차이라고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의 3.5%에서 4%로 상향 조정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미국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 확대가 최근의 큰 변화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두 신문은 모두 미국의 쌍둥이적자와 달러 약세 및 유가 상승 등이 여전히 불안한 뇌관으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강김아리 기자 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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