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미사일 발사 직전 상황까지 초래
지난달 31일 남부 레바논 상공에서 급강하하는 이스라엘 전투기에 프랑스군이 자위 차원에서 미사일 공격을 가할 뻔한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미셸 알리오-마리 프랑스 국방장관은 8일 하원 발언 및 RTL 라디오와 회견에서 이스라엘군의 F-15 전투기 편대가 명백히 공격 태세로 급강하하는 바람에 현지 주둔 프랑스 지상군이 대공 미사일을 발사하기 2초 전 상황까지 갔었다고 밝혔다. 알리오-마리 장관은 프랑스군이 가까스로 큰 재앙을 피했다며 그런 상황에서는 합법적인 자위 차원에서 발사 태세를 갖춘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랑스군이 사격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경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알리오-마리의 발언 뒤 프랑스 정부는 9일 파리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프랑스 외교부에 따르면 다니엘 셰크 대사가 외무부로 초치돼 경위 설명을 요구받았다. 그러나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이날 또 레바논 남부 및 동부의 도시와 마을 상공을 비행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전폭기들은 유엔 평화유지군 사령부가 있는 해안도시 나쿠라 상공에도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유엔과 프랑스 측은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무시하고 레바논 상공을 침범한다고 지적해왔다.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 사령관인 프랑스 장성 알랭 펠리그리니는 지난달 이스라엘 측의 레바논 상공 침범을 막기 위해 무력이 동원될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이스라엘 측은 레바논 내 무장 조직 헤즈볼라로 여전히 무기가 밀수되기 때문에 감시 비행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9일 프랑스군과의 충돌 위기가 있었는지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밝혔고 아미르 페레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헤즈볼라의 무기 밀수 행위를 감시하기 위해 감시 비행이 필요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성섭 특파원 leess@yna.co.kr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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