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1.14 19:04
수정 : 2006.11.14 19:04
중간선거 뒤 부시 긴급 방문
두 나라 밀월관계 ‘이상 기류’
미국 중간선거가 끝나자마자,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가 서둘러 미국을 찾았다. 올메르트 총리는 중간선거 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만난 첫 외국 수반이다. 두 나라 간의 밀월과 함께 이스라엘의 다급한 사정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두 정상은 13일(현지시각) 백악관 회담에서 표면적으로 한 목소리를 냈다. 올메르트 총리는 이란이 핵프로그램을 중단하지 않으면 ‘상응하는 결과’를 치를 것이며, “그 출발점은 이 나라를 고립시키기 위해 협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도 “이란이 우리와 대화를 원한다면 (우라늄) 농축 활동을 검증가능하게 중단하는 전향적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마디로 ‘이란과의 직접대화는 없다’는, 기존정책의 재확인이었다.
이는 거꾸로 중간선거 뒤 그만큼 기존정책 변경에 대한 압력이 높다는 반증이다. 두 정상이 만난 비슷한 시각에 ‘테러와의 전쟁’의 최대 동맹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가 이라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란과 시리아의 도움을 얻자면서, 이란과 ‘뉴파트너쉽’을 주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올메르트는 산적한 중동문제 중에서 이란을 유독 강조했다. 중동 지역에서 이스라엘의 패권을 위협하는 최대의 적국인 이란이 중간선거 뒤 미국의 대중동정책 변화의 통로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라크 문제해결에서 이란의 개입은 주변 국가들에 대한 이란의 영향력 증대를 뜻한다.
당장 이스라엘의 더 큰 고민은 밀월이던 미국과의 관계가 중간선거 뒤 이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을 계기로 두 나라의 돈독한 우정에 이상기류가 잡히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결과적으로 레바논 침공을 놓고, 올메르트 행정부의 전쟁수행 능력과 함께 국제여론을 무시하는 독불장군식 태도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역시 “중간선거 패배로 미국의 외교 및 안보 목표를 촉진할 부시 행정부의 능력에 의문”(잘만 쇼발 전 미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정의길 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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