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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1.27 07:40 수정 : 2006.11.27 07:40

미국에서 제2 외국어로 중국어를 택하는 학교와 학생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유자격 교사를 확보하기가 최대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6일 보도했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사용하는 중국어는 중국의 경제 성장과 더불어 미국내 공립학교와 사립학교에서 널리 채택되고 있으며 현재 정확한 숫자가 나와있지 않지만 외국어교육위원회(CTFL)는 공립학교에서 중국어를 배우는 학생이 6년 사이에 5천명에서 5만명으로 10배나 늘었다고 밝히고 있다.

미 교육부는 실제 학생수가 이의 절반 정도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지만 중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는데에는 이견이 없다.

이런 중국어 교육열을 반영하듯 대학의 교과목을 고교나 대학에서 미리 이수하고 이를 대학에서 학점으로 인정받는 대학과목선(先)이수제, 즉 AP(Advanced Placement)제에 중국어가 내년부터 포함될 예정이다.

또 조지 부시 대통령은 지난 1월 연방예산 5천700만 달러를 국가안보에 필수적이라고 판단되는 아랍어와 중국어, 한국어, 일본어 교육 증진에 사용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마티 애벗 CTFL 교육국장은 "현 상황의 중국어 학습자 증가를 `폭발적'이라고 규정할만 하다"며 "사람들이 중국을 중요한 교역 상대로 여기고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배우는 게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의 성화에 힘입어 시카고가 미국내에서 가장 많은 중국어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는데, 모두 28개교에서 6천명 이상이 제2외국어로 중국어를 학습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의 사립학교 `필그림스쿨'은 올해부터 중국어를 필수과목으로 채택한 결과 학부모들이 크게 반기고 있다는 평가이며 오리건주 포틀랜드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연결되는 중국어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중국 이민자들의 영향이 큰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물론 중국어 학습 열기가 대단하며 이중 중미국제학교(CAIS)가 대표적인 경우다.

샌프란시스코카운티에서 일했던 캐럴 루스 실버씨는 대만에서 한 아이를 입양한뒤 중국어를 배울 곳이 없는 것을 알고는 지난 1981년 헤이스밸리 지역에 이 학교를 설립했으며 첫 해는 학생 4명에 교사 1명으로 시작했다.

중학교 과정까지 운영되는 이 학교에는 연간 학비가 1만7천200 ~1만8천 달러나 되지만 대략 400명이 등록해 있고 중국계 이민자는 절반에 불과하며 하루중 절반은 중국어, 절반은 영어로 수업한다.

학생들이 직면하는 가장 큰 문제중 하나는 졸업생들의 실력이 고교 졸업생보다 훨씬 뛰어난 까닭에 고교에 진학해서 발전된 후속 프로그램이 없어 다른 외국어를 배우거나 할 수 없이 낮은 수준의 학생들과 중국어를 다시 배운다는 점이다.

이처럼 중국어 학습자는 해마다 크게 늘고 있지만 적절하게 훈련받은 유자격 교사가 크게 모자라 중국어 학습 팽창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일부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특별한 자격증을 원치 않는 사립학교와 달리 공립학교는 교사자격증 등 일정한 자격을 갖춰야만 한다.

중국 당국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반(漢辦)'이라는 제도를 운영, 중국어 교육자들을 선발해 국비로 미국에 보내고 있지만 유교 전통아래의 교육 방식에 익숙한 교사들이 자유 분방한 학습 분위기에 익숙한 학생들을 상대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처음 2년간 무척 애를 먹었다는 베니스고교의 로버트 리우 교사는 "중국에서는 스승 공경이 제1 덕목이지만 이곳에서는 전혀 다른 분위기여서 공부보다는 학습 분위기 잡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며 "학교측의 지원아래 본토에서의 방식을 고집했고 학생들의 반발도 있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틀이 잡혔다"고 말했다.

케빈 장 CAIS 교장은 "중국이나 대만에서 문화적응이 되어있지 않은 교사를 채용했다가는 대부분 실패하고 만다"며 "이를 피하기 위해 일정기간 수습교사로 근무토록 해야 하는 등 문제점들이 적지않다"고 밝혔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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