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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 달 23일 사바네타 데 바리나스의 한 설탕 공장에 도착해 지지자들에게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그는 3일의 대통령 선거에서 6년 임기의 재선을 노리고 있다(AP=연합뉴스). 2006년 11월 23일.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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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한 '상향식 제도화'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와 주목된다. 베네수엘라 도로 곳곳엔 젊은이들이 청소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예가 증명하듯 차베스의 교육 및 사회복지정책을 추진하는 수많은 '미션(임무)'이 수년 전부터 사회의 다양한 부문에서 수행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최고명문 중앙대학(UCV) 정치학과장 엘리아도 무뇨스 교수는 연합뉴스와 회견에서 "차베스가 질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차베스 이전 엘리트 계층 주도 신자유주의 정책은 빈곤층 80%를 양산했으며 차베스는 이들에게 직접 다가가는 정책을 폈다"면서 "마누엘 로살레스 야권 후보는 자신이 주지사인 술리아 주정부에서도 소외계층을 위한 정책을 펴지 않았고 이전 보수정당과 다를 게 없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차베스 지지 광풍이 동반한 극심한 사회.정치적 분열상은 차베스 정부 최대의 해결과제다. 기본적으로 중산층 이상 보수층은 차베스를 극도로 경계하는데다 차베스의 권위주의적 통치스타일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고 카스트로와 지나친 밀월 관계를 의심하는 국민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특히 대선 이후 국명을 '베네수엘라 사회주의 혁명 공화국'으로 바꿀 것이란 차베스 공약으로 나타나듯 이른바 차베스식 '21세기 사회주의 혁명'은 정국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베스는 자신의 이념은 카스트로와 다르다고 강조함에도 불구 급진적 정치경제 개혁은 베네수엘라가 '제2의 쿠바'가 될 수 있다는 경계론을 낳고 있다. 더욱이 현재 고유가로 경제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가변적인 석유시장은 석유에 매달리는 베네수엘라 경제를 뿌리째 흔들 수 있고 동시에 정치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와 관련, 무뇨스 교수는 "막대한 석유수입으로 국민에게 직접적인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것은 좋지만 중장기적으론 유지될 수 없다"면서 "유가 인하시 당장 영향을 받을 것이고 그런 점에서 차베스의 정책은 중장기적 비전을 갖고 일자리 창출에 나서야 하고 단순한 해결은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차베스의 승리는 좌파 대표주자로서 올해 하반기 중남미에 몰아친 좌파 열풍에 쐐기를 박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니카라과에서 좌파 지도자 다니엘 오르테가가 대선에서 승리한 데 이어 에콰도르 대선에선 '차베스 친구' 라파엘 코레아 후보가 당선됐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 (카라카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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