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12.15 15:42 수정 : 2006.12.15 15:42

"나는 종종 '데자뷰(旣視感:과거 언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착각현상)'를 느끼곤 한다."

해리 트루먼 집권기의 기억을 안고 있는 미국 프린스턴대학의 역사학자 프레드 그린스타인이 워싱턴포스트(WP)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시대 상황과 통치 스타일 측면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이 트루먼 전(前) 대통령과 많은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내뱉은 말이다.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은 15일 기사에서 실체를 파악하기 힘든 이념을 적으로 삼아 전쟁을 일으키고 그 대가로 인기도가 나락으로 떨어진 점에서 부시 대통령이 트루먼과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면서 특히 부시 대통령이 트루먼을 '롤 모델'로 삼고 있는 듯 하다고 지적했다.

리처드 더빈(민주.일리노이) 상원의원은 부시 대통령이 최근 의회 지도자들과 가진 한 모임에서 "냉전에 대처한 트루먼의 접근법이 처음에는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결국 역사에 의해 정당성을 입증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라크전쟁의 정당성을 결국은 역사가 평가해 줄 것이라는 부시 대통령의 속내를 쉽게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부시 대통령이 역사와 전기에 매료된 인물이라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 최근에는 아이러니하게도 민주당 대통령인 트루먼을 '롤 모델'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그는 지난 5월 미 육군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그가 취한 행동, 그가 구축한 제도, 그가 다져놓은 동맹 및 그가 설정한 외교정책은 미국이 냉전에서 승리하는데 토대가 됐다"고 칭송하는 등 상당히 긴 시간을 트루먼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더 거슬러 올라가 2004년 대통령선거 운동 중에도 여러 차례 트루먼의 업적을 찬양한 바 있다.


그린스타인 교수는 부시, 트루먼 두 대통령은 혈기왕성하고 단호한 성격을 가졌다는 점, 집권 초기에는 자질이 부족해 보였으나 위기에 대처하면서 대통령다워졌다는 점, 그리고 전쟁이라는 족쇄로 인해 지지도가 급락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고 해석했다.

그린스타인 교수는 그러나 "'마셜 플랜'의 경우 폭넓은 외교적 노력의 일부분이었고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한 상황에서 트루먼이 초당적 지도력을 발휘해 마셜 플랜을 시행했다는 점과 부시 대통령의 노력이 국제사회에서는 '매우 일방적'이라는 비난을 사고 국내에서는 '9.11테러' 직후를 제외하고는 늘 국론분열을 야기한다는 점은 분명한 차이"라고 지적했다.

김영묵 기자 economan@yna.co.kr (서울=연합뉴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