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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중인 미국의 특수부대인 네이비실. 9.11테러 이후 미국은 네이비실 등으로 구성된 특수부대의 해외정보활동을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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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살상, 공작 드러나 추방, 동맹국에서 활동
중앙정보국 국방부 군 정보공작활동 규제키로
해외에서 비밀 첩보활동을 수행하는 미군의 특수부대가 미국의 동맹국에서 활동하는 등 무분별하게 작전을 수행해, 군 첩보활동에 대한 규제 강화가 추진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미국의 고위 정보관료나 군 간부를 인용해, 최근 미군 특수부대 팀들이 중앙정보국에 통보도 없이 활동하다가 체포당하거나 민간인을 살상해, 진행중인 기존의 공작들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군 특수부대의 첩보활동은 미국 정부의 테러분자 네트워크 추적을 돕거나, 새롭게 출현하는 위협에 대처할 능력이 없는 취약한 정부가 있는 동부 아프리카 등에서 적의 공작원을 체포하거나 사살하는 극비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9·11테러 이후 도널드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에 의해 승인됐다.
9·11테러 이후 부시 행정부는 테러와의 전쟁 와중에서 그린베리, 네이비실 등 정예 특수부대를 지휘하는 특수공작사령부의 권한을 확대했고,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은 중앙정보국에 대한 국방부의 정보 의존을 줄이기 위해 미군의 정보수집 활동을 증가시켰다. 군사연락부대라고 불리는 ‘엠엘이’(MLE)라는 특수부대의 소규모 팀을 은밀히 해외 미국 대사관에 배치해 정보활동을 수행했다고 관리들은 밝혔다. 이 프로그램을 잘 아는 관리들에 따르면 이 팀들의 구성원들은 포크브랙 등에서 특수첩보훈련을 받았다.
이 특수부대 팀들은 최근 미국에게 외교적 문제를 일으킨 중대한 실수를 범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년 파라과이에서 활동하던 엠엘이 팀의 공작원들은 술집 밖에서 자신들에게 강도짓을 하려던 무장 민간인을 사살해, 파라과이에서 추방당했다고 전 정보기관 관리가 밝혔다. 또 동부 아프리카에서 활동하던 한 팀의 공작원들은 첩보활동이 드러나 그 지방정부에 의해 체포되기도 했다. 중앙정보국의 한 전직 고위관리는 “당시 그 공작원들은 그 지역 사람들에 의해 체포·포위당해, 우리가 빼내주었다”고 증언했다.
이 특수부대 공작팀들은 유럽이나 동남아시아 등의 미국 우방국이나 동맹국에도 파견돼, 논란을 일으키고 있기도 하다.
이 특수부대의 한 공작팀은 유럽에서 이슬람 무장대원들을 추적하며, 특정 개인에 대한 특정 정보를 얻으려고도 했다고 전 고위 정보 관리가 밝혔다. 그 팀이 활동했던 나라는 나토의 회원국이었고, 그 정부는 이 공작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관리들은 이런 공작활동이 미국 동맹국의 분노를 자아낼 위험이 있으며, 그 프로그램이 테러 음모를 분쇄하거나 테러 용의자를 체포하는 등 주목할만한 성과도 없었다며 그 효용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중앙정보국장 출신인 로버트 게이츠 차기 국방장관은 중앙정보국의 고유 영역에 대한 군의 침범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중앙정보국에서 군과의 대인정보 분야 협력을 관장하는 마이클 어니스 해병대 소장은 그 프로그램에서 ‘정말 지독한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하며, 중앙정보국과 국방부는 군 정보활동을 감시하는 더 엄격한 시스템을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정의길 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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