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2.21 08:14
수정 : 2006.12.21 08:14
미국이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베네수엘라와 실용주의적 관계 수립을 원한다고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미 공화당 행정부와 차베스 대통령 간 정치적 이견에도 불구 교역증진, 마약퇴치 등과 같은 문제에는 상호간 협력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윌리엄 브라운필드 주베네수엘라 미국 대사는 이른바 실용주의 외교의 본보기로 사회주의 체제인 중국과 베트남을 들었다고 베네수엘라 언론들이 20일 주요 기사로 보도했다.
정치이념의 차이를 뒤로 하고 경제적 관계의 강화를 추구한 이런 사례들은 미국-베네수엘라 관계의 청사진이 될 수 있다고 브라운필드 대사는 강조했다.
그는 "양국의 견해가 일치하지 않는 정치 문제에선 상호 수용가능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더욱 실용주의적 영역에서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브라운필드 교역, 에너지, 반(反) 마약 정책 등 부문에서 양국 관계의 진전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베네수엘라 교역액이 지난해 400억 달러에서 올해 500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차베스의 친(親)사회주의 급진정책에도 교역량이 이같이 크게 늘어난 데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계 제5위의 원유수출국인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주요한 원유 수입대상국이다.
앞서 미국은 차베스가 압승을 거둔 지난 3일 베네수엘라 정부가 무난하게 선거를 치른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차베스의 대선 승리를 축하하지는 않았다.
또 미국의 실용주의를 내세운 관계 개선 제의에 차베스 정부가 흔쾌히 손을 맞잡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일례로 최근 베네수엘라 검찰은 차베스에 충성한 핵심 검사의 2004년 피살에 미국의 맹방 콜롬비아 정보국과 심지어 미국 관리들이 배후 조종자로 연루됐다는 게 수사관들의 조사 결과라고 밝혔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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