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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1.16 09:08 수정 : 2007.01.16 09:08

<워싱턴포스트> 보도 ‘의학·윤리 논란’
“종국엔 남성에게도 시도” 우려 제기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사람의 자궁을 이식하는 수술이 추진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이로 인해 신장에서 시작해 손과 얼굴까지 발전한 인간 신체 부위의 이식이 출산과 연관된 내장기관인 자궁으로도 확대될 수 있을지가 주목받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또 공상과학 소설 같이 들리고, 아직 장애가 많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 자궁이식 수술이 성공하면 언젠가는 남성에게도 이식해보자고 나서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이는 실로 큰 논란을 일으킬 것이라는 지적도 일각에서 벌써 나오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이 계획을 준비하는 곳은 뉴욕 다운타운 병원의 부인과 종양 전문의 주세페 델 프리오레가 이끄는 연구진.

델 프리오레 박사는 올해 말 수술을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장기 기증이 가능한 사람들과 이식이 가능한 사람들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현재 추진하는 이식수술은 엄밀히 따지면 임시 이식이다.

체외 수정을 거쳐 태아가 자라는데 성공한다면 출산되는 태아와 함께 자궁도 떼어낸다는게 연구진의 계획이다.

델 프리오레 박사는 자궁이 이식된 뒤에도 장기 이식에 따른 거부반응 억제제를 투여해야 하기 때문에 출산 직후 이식된 자궁을 도로 적출하게 된다며 이 단계가 성공하게 된다면 난소가 정상 기능을 하지만 자궁에만 이상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다음 단계 수술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의학적 불확실성은 물론 윤리적 문제를 들며 이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동물을 이용한 유사 연구를 진행중인 스웨덴 예테보리대학 매츠 브라엔스트룀 박사는 "수술 절차가 안전한지, 사람을 대상으로 어떻게 수술을 진행해야 할지 정확하게 파악한 뒤에 실제 수술을 해야 한다"며 "아직 필요한 실험들이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불임 전문의 토마소 팰콘은 "모체와 태아 모두에 대한 위험 요인 중 상당 부분이 알려지지 않은 매우 복잡한 수술"이라며 "핵심적인 동물 실험 결과를 더 지켜보고 싶다"는 의견을 보였다.

생명윤리단체 헤이스팅스 센터의 토머스 머레이 연구원을 비롯한 생명윤리론자들은 "의학적 차원 뿐 아니라 윤리 분야에서도 매우 복잡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우려했으며 예시바 대학의 가족학 전문가 에이드리언 애시는 "진정한 부모 역할은 아기가 태어난 뒤 집에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성 입장에서 의학적으로 꼭 필요하지 않은 일일 수 있다는 의견과 자궁을 비롯한 사람의 신체 기관이 사회적으로 차지하는 상징성 때문에 여러가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견해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델 프리오레 박사는 독립적인 위치에 있는 전문가들로부터 깊이있는 검증을 거친 뒤에 실시될 것이라며 단지 자궁 기능의 이상 때문에 출산을 하지 못하는 수천명의 여성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이번 계획의 의미를 설명했다.

미국 재생의학협회의 불임전문가 앨런 드처니는 "환자들에게 선택의 자유가 보장돼야 할 것"이라며 "판단에 필요한 모든 사실들을 알려준 다음에는 당사자의 선택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26세 여성이 46세 여성으로부터 자궁을 이식받았으나 99일 후 혈관에서 응고 현상이 생겨 이식된 자궁을 제거해야 했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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