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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1.18 08:30 수정 : 2007.01.18 08:30

731부대는 온갖 생체실험을 자행하고, 세균을 일부러 살포하거나 세균폭탄을 터뜨려 수 십 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류 역사상 가장 비인간적인 범죄 집단으로 역사에 기록돼 있다.

제국의 영토를 중국으로까지 넓힌다는 야망에 사로잡힌 일제는 가장 적은 물자와 병력으로 중국을 점령한다는 전략을 세웠으며, 의사 출신인 이시이 시로(石井四郞) 장군이 1932년 이를 실행하기 위한 세균전 부대인 731부대를 창설했다.

만주 하얼빈 근교 핑팡에 세워진 731부대는 `수질정화국' 또는 `이시이부대' 등으로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 채 포로로 잡힌 중국인과 한국인, 러시아인 등을 상대로 각종 세균실험과 독가스 실험 등을 자행했다.

'마루타(통나무)'로 불린 실험대상자들은 산 채로 세균을 투입하는 세균실험이나, 혹독한 겨울에 발가벗겨진 채 실외에 방치되는 동상실험 등의 재료로 사용됐다. 각종 실험을 거친 마루타들은 마지막엔 거의 다 생체해부 실험을 받고 소각장으로 보내져 불태워지는 말로를 맞았으며, 여름엔 산 사람을 냉동실에 넣어 동상실험을 했다고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731부대는 부대원들이 외출하려면 모두 중국인으로 위장을 할 정도로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고, 특별열차나 자동차로 `마루타'를 수송하는 과정에는 눈을 가리고, 도착 즉시 일본 군복을 입혔다.

일제는 이렇게 개발한 세균무기를 실전에 투입해 수많은 사람들은 죽였는데, 중국인으로 위장한 일본군들이 우물에 콜레라균을 타거나 세균을 섞은 음식물을 집 앞에 갖다놔 이를 먹고 숨진 사람들만 수 십 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일제는 2차대전 말기엔 이같은 세균전을 대폭 강화했으며, 세균폭탄을 마구 사용하기도 했다.

한 미국 전문가에 따르면 731부대의 생체실험과 세균전에 희생된 중국인과 한국인, 러시아인은 확인된 것만 58만명이며, 전체로는 최소한 100만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또 이 부대의 일에 관여한 일본인만 2만명에 달한다는게 이 전문가의 추산이다.


731부대는 이처럼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만행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2차 대전 종전 당시 미국이 이 부대의 연구결과를 넘겨받는 조건으로 이시이 시로를 비롯한 관련자들을 처벌하지 않기로 해 진상규명과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제는 패전 직전인 1945년 8월 이 부대의 핵심 시설과 자료, 자금 등은 모두 한국을 통해 빼돌리고 나머지 건물과 시설 등은 파괴시켰다.

부대원과 가족들은 기차와 항공기, 선박 등을 동원해 모두 미리 빼냈으나 다른 부대로 전근해 전쟁을 계속하던 일부 핵심 간부들은 러시아군에 포로 붙잡혀 이중 12명이 1949년 12월 하바로프스크 전범재판에서 2-25년형을 선고 받았다. 이들 역시 소련측에 731부대 관련 자료와 기록을 넘기는 `사법거래'에 따라 비교적 가벼운 형을 받았다고 기록에 나와 있다.

이들은 시베리아 수용소에서 강제노동을 하다 6년여만인 1956년 모두 풀려나 일본으로 돌아갔다.

이기창 특파원 lkc@yna.co.kr (보스턴.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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