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7.01.20 11:08 수정 : 2007.01.20 11:08

2001년 9·11테러사건이 발생한지 5년이 넘었지만 희생자 가족들, 특히 자식을 잃은 노부모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바로 손자 문제다.

뉴욕타임스(NYT)는 9·11 테러사건 희생자의 부모들 중에 손자 문제로 며느리 또는 사위와의 관계에서 갈등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9·11테러로 숨진 피터 젱코의 부모인 바버라와 빅터 젱코 부부는 사건 이후 며느리와의 관계가 악화되자 법원의 명령을 통해 2명의 손녀를 매달 4시간 동안 만 볼 수 있도록 허락받았다.

그러나 7살, 5살인 손녀들은 어쩌다 보게 되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집에 들어가기가 싫어서 차에서 울고는 한다.

바버라는 "우리는 그들의 삶의 일부가 되기를 희망했다"며 "손녀들을 데리고 유럽으로 여행가고 디즈니월드에도 가는 것을 꿈꾸곤 했지만 손녀들이 변해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이같이 슬픈 사연을 가진 가정이 얼마나 되는지에 관한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9·11사건 피해자 가족 문제를 다루는 한 전문가는 손자들과 관계를 유지하기를 절실히 바라는 희생자 부모들 중에 며느리나 사위와 심각한 갈등을 겪는 경우를 100건을 넘게 봤다고 말하고 있다.

희생자 가정 문제의 중재를 맡았던 한 관계자는 10건 중에 1건이 이 같은 경우라고 전했다.

일부는 손자 문제를 법원에 호소해 성과를 거두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고, 또 일부는 며느리나 사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현명한 노력을 기울기도 한다.


때로는 며느리나 사위가 재혼을 해 더 이상 할머니나 할아버지로서의 역할을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신문은 희생자의 배우자 입장에서는 그의 부모가 암울한 시절의 기억을 되살릴 수 있어 그들과 거리를 두지만 노부모들은 9·11테러로 잃은 자식과의 유일한 끈을 잃지 않고 싶어하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 (뉴욕=연합뉴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