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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1.24 11:49 수정 : 2007.01.24 11:49

이라크정책·에너지·이민개혁 협력 호소
임기중 첫 여소야대 정국, 냉담한 여론의 동참 여부 주목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23일 집권 7년차 국정연설을 통해 이라크전쟁을 비롯한 테러와의 전쟁의 승리전략을 거듭 역설하고 에너지.불법이민문제 등 국내현안에 대한 개혁방안을 제시하며 정치권과 여론의 협조와 동참을 호소했다.

이날 부시 대통령은 작년 중간선거에서 여당인 공화당이 참패하고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함으로써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여소야대 의회'에서 국정연설을 실시했다.

또 부시 대통령은 잔여임기를 2년밖에 남기지 않은 가운데 30% 안팎의 역대 최악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음을 의식한 듯 과거처럼 자신의 구상을 일방적으로 제시하며 `나를 따르라'는 식의 설득 연설에서 벗어나 정치권과 여론의 초당적 협력과 동참을 당부했다.

◇여소야대정국, 초당적 협력 역설 = 12년 만에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여소야대 정국을 맞은 부시 대통령은 국내외 모든 이슈에서 당파성을 초월해 협조해 줄 것을 다수당인 민주당에 호소했다. 또 국민여론에 대해서도 분열보다 단합을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의회는 변했지만 우리의 책임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우리 앞에 있었던 많은 사람들처럼 우리는 미국인들을 위해 차이를 극복하고 큰 일을 이루도록 일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를 채 2년도 남겨놓지 않은 부시 대통령으로선 여소야대 정국에서 레임덕을 막고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대응카드로 초당적 협력을 꺼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 길밖에 없다" 이라크병력 증파안 거듭 읍소 = 이날 국정연설의 핵심이슈는 역시 이라크전쟁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내전 상황으로 치달으며 극도로 악화되고 있는 이라크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올 초 결정한 이라크 미군 2만1천500명 증파의 당위성과 불가피성을 역설하는 데 치중했다.


이라크전쟁이 시작된 지 3년 10개월동안 미군 3천60여명이 숨지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데다가 국민 3분의 2 이상이 이라크 미군 추가 파병 결정에 반대하고 있음을 부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미군의 이라크 증파문제와 관련, 부시 대통령은 다수당인 야당 민주당의 반대와 비판도 문제지만 여당인 공화당내에서도 상당한 반발과 비판여론이 일고 있는 데 대해 당혹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은 군 지휘관들과도 미군 증파에 대해 논의했고, 모든 가능한 접근방법을 검토했다면서 "결국 이 길만이 (이라크 정책)성공을 위한 최고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기 때문에 이런 행동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이라크 증파 결정배경을 설명했다.

또 부시 대통령은 "많은 의원들도 이라크에서 실패할 경우 그 결과가 가혹하고 광범위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미국이 이라크에서 실패하지 말아야 한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정당들과 지역당들도 긴밀히 협의하며 일해 나가야 한다"고 초당적 협력을 재차 호소했다.

이라크 전쟁이 테러와의 전쟁의 핵심임을 역설하며 이라크 전쟁에 대한 비판을 피해온 부시 대통령은 이날도 테러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연설에서 중동지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테러의 도전은 단순한 군사적 충돌이상의 의미를 가진 `중대한 이데올로기 전쟁'으로 규정했다.

테러와의 전쟁은 자유와 온건을 신봉하는 사람과,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고 미국인들의 삶을 파괴하려는 의도를 가진 극단주의자들의 대결이라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인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미국은 이라크에서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미국이 이라크에서 실패할 경우 과격한 이슬람교도들이 힘을 얻게 되고 새로운 자원자들을 얻게 돼 온건한 정부를 전복하고 중동지역을 혼돈에 빠뜨리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미국이 이라크에서 실패하면 이란으로 하여금 핵무기 개발을 추구하도록 하고, 미국의 적들로 하여금 미국인들을 공격할 수 있는 안전한 은신처를 갖게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어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정부도 국민화합을 도모하고 석유수입을 균등히 배분하는 등 이라크의 정치적,사회적 안정을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한 사실을 언급하며 자신의 이라크 정책 지지를 당부했다.

또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정책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구현하는 방법으로 민주.공화 양당 지도자로 구성된 테러와의 전쟁 자문위원회 구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미군 9만2천명 증원 제시 = 부시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향후 5년간 미군병력 9만2천명 증원안을 제시했다. 테러와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초래되고 있는 지원병 부족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규군의 확충이 불가피하다는 것.

하지만 부시 대통령의 이런 제안은 테러와의 전쟁 뿐만 아니라 미국이 탈냉전 이후 세계 유일 초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세계의 경찰로서 역할을 계속 수행해 나기 위한 장기적인 포석으로 분석된다.

◇북핵문제 외교적 해결 원칙 재천명 = 부시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외교적 해결원칙을 재천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당사국들과 함께 집중적인 외교를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작년 10월 북한의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프로그램 폐기를 위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논의가 계속 진행되고 있음을 감안해,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북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부시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과거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악의 축'(2002년) 또는 `무법정권들(2003년)' 이라고 언급했던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향후 10년간 에너지 소비 20% 감축 등 국내문제 두루 언급 = 부시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이 당면하고 있는 현안에 대해서도 자신의 정책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오는 2017년까지 향후 10년간 에너지 소비를 20% 감축할 것을 의회와 과학자, 업계 지도자, 기업인 등에게 제안했다. 에너지에 대한 과도한 대외의존을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토록 한 교토의정서에 미국이 서명하지 않는 등 환경정책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의도로 읽혀진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부시 대통령은 에탄올 등 재활용 및 대체에너지 공급을 늘리고, 차량 연비 등 에너지 효율을 높이도록 할 것임을 제안하고 국내 석유생산을 확충하며 석유비축을 현재의 2배로 늘려 안정적인 공급에 주력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또 부시 대통령은 논란이 돼온 불법이민자 문제해결을 위해 국경통제와 불법취업 현장단속을 강화하고 사면 없이 기존에 미국에 들어와 있는 불법이민자들의 지위문제를 해결하며 이들의 미국사회 동화를 촉진하기 위한 포괄적인 이민개혁법안을 통과시킬 것을 의회에 요청했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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