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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1.26 07:45 수정 : 2007.01.26 07:45

WP-ABC, “힐러리, 오바마 지지율의 세배”

왜 미국 흑인들은 검은 피부색의 혼혈 흑인인 배럭 오바마(일리노이) 상원의원 보다 힐러리 로드햄 클린턴(뉴욕) 상원의원을 더 좋아할까?

25일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이 신문과 ABC의 민주당 대선 주자들에 대한 선호도 조사 결과 흑인 민주당 지지자들 가운데 힐러리 지지율은 60%에 달하는 반면 오바마는 20%에 불과해 무려 3배나 앞질렀다.

백인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 힐러리가 오바마에 35%대 17%로 두배 앞선 것과 비교할 때 힐러리는 백인 보다 흑인들 사이에서 훨씬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흑인들의 힐러리 열광은 백인이면서도 흑인의 애환을 잘 아는 유일한 대통령으로 꼽혔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서 힘입은 바 크다.

미국의 노벨상 수상작가인 토니 모리슨은 "아칸소주의 빈민 노동자 가정 출신으로 햄버거와 같은 정크 푸드를 좋아하고 색스폰을 연주하는" 빌을 '최초의 흑인 대통령'(first black president)이라고 까지 불렀었다.

빌은 실제로 흑인 인권 지도자인 제시 잭슨 목사나 역시 흑인인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보다도 더 흑인들에게 인기가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힐러리가 흑인 고위 인사들과 꾸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데에다 퇴임후에도 여전한 빌의 인기 덕분에 흑인들로 부터 더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흑인을 표방하는 오바마가 흑인 사회에서 힐러리 보다 인기가 낮은 상황은 극복해야할 난제가 아닐 수 없다.

백인 엄마와 케냐 출신 흑인 사이에 하와이에서 태어난 오바마는 자신의 인종적 정체성을 검은 피부 때문에 흑인이라고 말하면서도 흑인이라는 한계를 뛰어 넘겠다는 자세를 보여왔다.

그는 뉴욕 맨해튼의 막강한 재정 컨설턴트 자리를 박차고 시카고로 입성,낮은 보수로 종교단체에서 일하면서 중고차를 몰고 다니고 흑인들과 어울리며 흑인 여성을 맞아 흑인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린 것은 흑인 사회와 동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그는 하버드 로스쿨 졸업후 다시 시카고로 돌아와 유권자 등록 캠페인을 주도, 1996년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에 당선됐으나 2000년 연방 하원의원 진출을 위한 민주당내 예비선거에서 제동이 걸리게 된다.

당시 오바마는 시카고 시장 선거에서 패배, 타격을 입었던 흑인 민권단체 '블랙 팬더' 일원인 보비 러시와 맞붙었으나 2대1로 패배했다.

그의 패인 가운데는 러시가 오바마를 "흑인 노동자계층과는 거리가 먼 하버드 엘리트"라고 공격한 것과 함께 오바마 스스로 흑인 거주지가 아닌 여러 인종이 모여 사는 고급 주택가 '하이드 파크'에 살고 있던 점이 지적된다.

오바마 스스로도 흑인 사회가 자신에 대해 하이드 파크 출신에 하버드를 다니고 하와이에서 태어나는 등 '충분히' 흑인이 아니다"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토로하기도 했다.

힐러리와 경쟁을 흑인 표밭을 놓고 경쟁중인 오바마는 "내 뿌리는 흑인이지만 그것에 제한받지는 않겠다"는 태도를 보여왔으며, 이에 따라 동질성을 바라는 흑인 사회에 그의 이러한 입장이 얼마나 먹힐 지 문제로 남아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분석했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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