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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2.01 18:02 수정 : 2007.02.01 19:37

미국 남녀 유권자의 투표 성향

힐러리·펠로시 등장은 기존 정치판에 역사적 충격
선거의제도 여성 관심사로…정치주체 성장 시험대

미국에서 거세게 부는 모성정치는 정치지형과 권력을 바꿀 것인가?

대통령 다음의 권력을 휘두르는 미 하원의장에 낸시 펠로시 의원이 등극하고,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유력한 대선 주자로 등장함에 따라 미국 정치지형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에서 최고권력에 그 어느 여성보다 가깝게 다가선 이들이 기존의 여성 정치인들과는 다른 ‘모성정치’라는 정치스타일로 유권자에게 다가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등장은 이미 수적인 우위에 있는 여성 유권자의 동향뿐만 아니라 선거의 의제와 메시지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크리스찬사이언스모니터> 등이 최근 잇따라 보도했다.

대부분의 기존 여성 정치인들은 남성에 뒤지지 않는 강인함과 유능함을 앞세운데 비해 이들은 이제 부드러움과 자상함이라는 여성 특유의 덕목을 앞세운다. 기존의 정치판 틀거리를 거부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힐러리와 펠로시의 조합은 “여성유권자를 끌어내는 역사적인 원투 스트레이트 펀치”라고 데비 워서먼-슐츠 민주당 하원의원은 지적했다. 전통적으로 여성의 지지가 높은 민주당에게 더 유리한 정치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카고대학 전국여론조사연구소의 보우먼 스미스 연구원은 “여성들이 일반적으로 민주당에 우호적일뿐만 아니라, 특히 민주당 여성후보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공화당도 모성정치가 불러오는 정치지형의 변화에 적극 대처하려 한다. 공화당 전국선거위원회는 다음 선거에서 후보공천 프로그램을 주도할 책임자로 여성인 캔디스 밀러 하원의원을 지명했다. 톰 콜 의장은 “여성이 선거에서 더 큰 역할을 할 가능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밀러 의원도 “여성을 잃는다면 다수당이 될 가능성도 희박해진다”고 강조했다.

이라크전 처리가 여전히 주요 이슈이기는 하나 선거의제도 의료보험, 교육, 육아 등 여성의 관심사 쪽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힐러리는 이미 출사표에서 남편인 클린턴 대통령 시절 자신이 추진하다가 좌절했던 전국민의료보험제도를 다시 추진할 것임을 강력히 천명했다.

문제는 힐러리와 펠로시가 선보이는 모성정치가 민주당 선호라는 여성 유권자의 일반적 정치성향을 넘어 여성의 가치에 입각한 유권자 혁명을 이끌어 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민주당이 압승한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도 결혼한 여성의 50%는 공화당에 투표해, 민주당에 표를 준 47%를 앞섰다. 독신녀의 66%는 민주당에 투표했으나, 독신녀들은 결혼한 여성들에 비해 투표율이 낮다.


힐러리와 펠로시의 모성정치가 미국 유권자의 54%인 여성, 특히 그 여성 유권자 중 절반 이상인 51%의 독신녀를 투표장으로 이끌어 낸다면 최초의 여성대통령이라는 의미뿐만 아니라 새로운 정치지형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1920년 전국적 차원의 여성참정권 허용이 여성의 정치참여를 인정했다면, 2008년 선거는 여성이 이제 정치의 객체가 아니라 주체로 등장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길 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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