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2.01 18:14
수정 : 2007.02.01 19:00
베네수엘라 의회 법령 전권 위임
18개월간 포고령으로 법개정 가능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권한이 더욱 막강해졌다.
베네수엘라 의회는 31일 차베스 대통령에게 ‘포고령 입법권’의 특별권한을 부여했다. 의회는 이날 수도 카라카스 볼리바르 광장에서 특별회의를 열고, 거수표결로 이런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재집권한 차베스 대통령은 앞으로 18개월 동안 경제·군사·안보·석유·교통 등 11개 분야 관련 법을 포고령으로 고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그는 중앙은행의 독립을 없애고 통신 및 전기 산업을 국유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내다봤다. 그는 2001년 같은 권한이 부여되자, 토지이용·수산업·석유 및 가스에 관한 약 50개의 법령을 제정했다.
야당은 권력집중을 비난했지만, 2005년 총선을 거부한 탓에 여당의원들로만 구성된 의회의 이런 결정을 막지 못했다. 야당은 이날 “민주·자유에 대한 위협이다”며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로 했다고 베네수엘라 일간 <엘문도>가 전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이번 조처가 “21세기 사회주의를 가속화시킬 것이다”며 “국민주권 만세, 차베스 만세, 사회주의 만세”를 외쳤다. 독재가 가속화한다는 비판에 대해, 호르헤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우리는 독재, 진정한 민주주의 독재를 바란다”고 반박했다.
한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민주적 제도가 훼손될까 우려된다”며 “그런 사태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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