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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타임스 “오바마, 회고록에 자기 역할 부풀리기 의혹” |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배럭 오바마(45.일리노이) 상원의원이 30대 초반에 썼던 회고록의 일부분이 실제와 크게 다르게 묘사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바마는 어렸을 적 경험한 인종적 정체성 등에 관한 회고록을 지난 1994년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들:인종과 유산의 이야기(Dreams From My Father: A Story of Race and Inheritance)'라는 이름으로 발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으며 이 책은 2004년 재발간됐다.
이 책에서 오바마는 콜럼비아 대학 졸업 후인 1983년 시카고의 공해지역인 앨트겔드 지역에 정착, 경제난을 겪고 있던 이들을 돕기 위한 `개발커뮤니티 프로젝트'에서 활동하며 시카고시를 설득해 일자리센터를 열도록 도왔고 지역 학부모들과 연계해 주거시설 개선 노력을 펼쳤다고 기술하고 있다.
오바마는 특히 흑인들이 몰려 살던 앨트겔드 지역에서 공공 주택의 석면 제거를 앞장서 공론화함으로써 시 당국의 청문회를 유도, 마침내 제거토록 했고 이런 경험들이 모여 힘없는 이들을 위한 정치 활동을 결심하게 됐다고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그 지역에서 활동했던 관계자들의 인터뷰 및 언론 보도내용을 보면 당시 오바마가 석면 제거에 주도적 역할을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의 합류 이전부터 활동했던 운동가들과 `시카고 리포터'라는 지역 신문의 힘이었지만 오바마는 회고록에서 이들을 거론하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자기 역할을 과장하고 있다는 것.
오바마는 최근 언론과의 회견에서 "미국이 직면한 문제들에 대해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 대중들은 회고록을 통해 알고 있다"고 밝혔으나 그의 회고록에 나타난 `앨트겔드 석면 제거 운동' 부분은 그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 비판자들의 지적이다.
당시 시카고 시의원이었고 지금은 라이벌 관계인 보비 러시(민주.일리노이) 의원은 "석면 사건은 헤이즐 존슨의 작품이다. 시카고 리포터에 의해 석면 테스트가 실시됐으며 존슨의 역할이 중추적 이었기에 그를 제외했다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존슨 및 오바마와 함께 활동했던 활동가 로버트 긴스버그도 "오바마가 분명히 주민들을 조직화하는데 관여했지만, 그가 오기 전부터 진행됐고 그 후 현실화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바마 측의 로버트 깁스 대변인은 "오바마는 회고록에서 자신을 영웅으로 묘사하지 않았다"면서 "단지 한 사회운동가로서의 자신을 돌아봤을 뿐 의도적으로 과장할 의사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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