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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2.26 11:29 수정 : 2007.02.26 11:29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 흑인사회에 이슬람 신자가 급속히 불어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이슬람으로 개종한 미 흑인들은 기도 예법과 신에 대한 복종 강조,피압박 민중에 대한 친화력 등을 주된 개종 이유로 꼽는다.

미 정부가 흑인 민권운동 지도자 마틴 루터 킹과 말콤 X를 어떻게 `악마'로 만들었는 지를 기억하는 일부 미 흑인들은 `9.11 테러' 이후 새로운 적(敵)이 출현했다는 미 정부의 경고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들 흑인 사이에서는 이슬람을 미 흑인사회의 주축 종교인 기독교에 대한 합당한 대안으로 받아들이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바사르(Vassar)칼리지의 로런스 마미야 교수는 흑인사회에 이슬람이 빠르게 전파되고 있는 데 대해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종교 가운데 하나"라며 정확한 숫자는 파악되지 않지만 미 흑인 중 이슬람 신자가 200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그는 숫자가 적어 당국이 `위협'으로 간주하지 않는 것도 흑인 이슬람 신자 급증 요인의 하나라며 "일단 테러와의 전쟁과 모든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하면 흑인 이슬람 신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흑인 이슬람 신자들은 같은 신앙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무슬림과는 다른 모스크에 다닌다. 하지만 중동이나 인도 출신 무슬림에 비해 당국의 감시를 덜 받는 편이라는 것이 애틀랜타주 소재 `흑인 무슬림 센터' 소속 성직자들의 설명이다.

미 흑인들은 말콤 X 덕택에 이슬람 단체 `이슬람의 국가'가 인기를 끌던 흑인 민권운동 시절 앞다퉈 이슬람으로 개종한 적이 있는데 대표적인 인물로 전설적인 복서 무하마드 알리가 꼽히며 최근 이슬람으로 개종한 흑인 중 유명 인사는 래퍼 `스카페이스'다.


하지만 `이슬람의 국가'는 1975년 사망한 창시자 엘리야 무하마드의 아들 와리드 딘 무하마드가 이끄는 `모스크 협회'에 밀려 퇴조했다.

애틀랜타주 최빈곤층 거주지의 한 모스크에서 지난 주말 있었던 성직자 나딤 알리의 설교는 미 흑인 사회 이슬람 역사의 힘을 잘 보여준다.

나딤 알리는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무슬림 흑인 노예들이 노예 주들의 반대 등 갖은 시련 속에서도 신앙을 지키기 위해 분투했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노예제 하에서도 이슬람에 충실했던 선조의 전례를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모스크는 1960년대 미 흑인 마르크시스트 혁명 조직 `블랙 팬더스'의 일원이었던 랩 브라운에 의해 설립됐다. 1970년대에 감옥에서 무슬림이 되면서 자밀 알-아민으로 개명한 브라운은 2000년 3월 조지아주에서 보안관의 부관을 살해한 죄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이 모스크에서는 이슬람 양대 파벌인 수니와 시아파 사이에 어떤 차이점도 없으며 모든 무슬림은 일자리를 찾아야 하고 범죄와 마약으로 부터 자유로와야 하며 안정된 가정생활을 유지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나딤 알리는 이 모스크에 정보원들이 침투,도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믿어진다며 이는 모스크의 지도자들이 `9.11 테러' 이후 미 정책에 여전히 회의적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이슬람으로 개종한 마크 킹이라는 흑인은 " 젊은 미 흑인들에게는 유럽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의 전통을 배운다는 것이 상당한 매력"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sungb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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